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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외모-마음 3박자 갖춘 닮은 꼴 ‘대세 가드’ 신지현-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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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외모-마음 3박자 갖춘 닮은 꼴 ‘대세 가드’ 신지현-김지영

입력
2016.12.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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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KEB하나은행 김지영(왼쪽)과 신지현이 26일 경기 용인 구단 숙소 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부천 KEB하나은행 김지영(왼쪽)과 신지현이 26일 경기 용인 구단 숙소 체육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용인=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부천 KEB하나은행은 여자프로농구의 ‘대세 가드’ 양성소다. 2013~14시즌 김이슬(22)과 2014~15시즌 신지현(21)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는 김지영(18)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특히 신지현과 김지영은 닮은 구석이 많다. 둘은 프로 2년차에 귀여운 외모와 빼어난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신지현은 ‘얼짱 가드’로 통했고, 김지영은 ‘지요미’(지영+귀요미)라는 별명으로 현재 인기몰이 중이다.

하지만 둘은 코트에서 함께 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무릎 십자인대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신지현이 내년 1월 중순을 목표로 재활 훈련 중이다. 그래서 코트 밖인 경기 용인에 위치한 구단 숙소에서 둘을 26일 만났다. 신지현과 김지영은 냉정하게 볼 때는 포지션 경쟁자이지만 선후배로 서로를 향한 애틋함이 진하게 묻어났다.

신지현은 “지난 시즌 통째로 못 뛰고, 올 시즌도 아직까지 뛸 수 없어 속상하다”면서 “팀 성적이 안 좋았다면 무리할 수 도 있었는데 (김)지영이가 잘해줘 조급한 마음을 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신)지현 언니와 포지션이 같아 주위에서 경쟁 얘기를 하니까 신경도 쓰였는데 언니가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눈치 볼 필요가 없다’고 조언을 해줘 마음이 놓였다”고 화답했다.

지금은 친한 언니, 동생 사이지만 신지현에 따르면 고교 시절 만난 첫 인상은 썩 좋지 않았다. 신지현이 선일여고 3학년 때 김지영은 인성여고 1학년이었다. 신지현은 “고교 때 지영이가 나를 보며 흔히 말하는 ‘썩소’(썩은 미소)를 자꾸 지었다. 때문에 첫 인상이 별로 안 좋았다”고 회고했다. 이에 김지영은 “썩소 아니었어요”라며 “그냥 농구 잘하는 언니가 좋아서 웃은 건데”라고 억울해했다.

신지현은 지금 김지영의 모습을 보며 2014~15시즌 당시를 돌이켜봤다. 그는 “신인 때부터 기회를 얻어 1번(포인트가드)을 맡아 공격, 수비도 해야 하는데 여기에 경기 운영까지 떠맡았다”면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던 탓에 스트레스를 받아 제대로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떠올렸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신지현은 김지영에게 “나와 비교당할 수 있는데 신경 쓰지 말고 지금처럼 잘하는 것만 하며 마음 편히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지영은 “1라운드에 연패를 당할 때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는 극복할 힘이 생겼다”고 자신했다.

둘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부담보다 고마움으로 다가왔다. ‘얼짱 가드’ 별명에 대해 신지현은 “예쁜 얼굴이 아닌데 팬들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지염둥이’ 김지영은 “고교 때는 선배 언니들이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악당 ‘볼드모트’를 닮았다고 별명을 볼드모트로 지어줬는데 현재는 반대되는 별명을 갖게 돼 기쁘다”고 웃었다.

김지영(왼쪽)과 신지현.
김지영(왼쪽)과 신지현.

올 시즌 KEB하나은행은 전문가들로부터 최하위 평가를 받았지만 26일 현재 9승8패로 독보적인 선두 아산 우리은행(16승1패)에 이은 2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코트 밖에서 팀을 본 신지현은 “우리 팀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간다”며 “지금 멤버로 3~4년째 손발을 맞춰온 것이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또한 “팀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코치님들이 선수들을 다독여 주니까 더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신지현은 “예전 패턴은 알고 있는데 지금 팀 패턴은 변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영이가 바뀐 패턴이 적힌 메모를 가져다 준다고 했는데 안 준다”고 ‘기습 공격’을 했다. 당황한 김지영은 “코치님이 직접 언니에게 준다고 했는데 아직 안 준 것 같다”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둘은 나란히 새해 소망을 빌었다. 신지현은 “2015년과 2016년은 재활 운동만 하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내년에는 행복하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코트로 돌아가 농구 하는 자체가 나에게는 좋은 일이다. 지난 2년간 힘들었으니까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지영은 “남은 시즌 다치지 않고 지금처럼 팀 성적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며 “우리은행도 꼭 한번 잡아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용인=글 사진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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