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일로 예정된 이사회 늦추기로
軍, 감정평가 끝났지만 발표 못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배치할 부지 교환을 놓고 국방부와 롯데가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롯데가 내달 3일로 예정된 이사회를 늦추기로 하면서 국방부는 이미 감정평가가 끝난 토지의 가격을 발표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26일 “사드를 배치할 롯데의 경북 성주군 골프장과 군이 소유한 경기도 남양주 땅에 대한 감정평가를 마쳤다”며 “양쪽 부지의 가격이 얼마인지 이번 주 안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남양주 군용지(20만㎡)는 1,400억원인 반면, 성주 골프장(148만㎡)은 450억원에 불과하다.
국방부는 토지 가치가 높은 남양주 땅을 분할해 롯데와 교환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골프장의 토지가격을 947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초 산정한 750억~800억원보다는 높지만 시세로는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차이가 크다.
이에 대해 롯데는 내달 3일 이사회를 열고 감정평가 결과를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롯데 측은 “현재로선 이사회가 언제 열릴지 미정”이라며 “계획대로 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연일 중국이 사드 때리기에 나서고 있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가 상황을 좀더 주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성주 골프장 영업은 내달부터 중단한다.
이처럼 롯데가 뜸을 들이면서 국방부는 다급해졌다. 급기야 문상균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정평가를 이르면 다음주, 아니면 1월 초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국방부는 롯데와의 최종 협의를 거쳐 감정평가액을 확정하고 1월 중에는 계약을 마칠 계획이지만 롯데의 반응에 따라 일정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방부는 토지 교환 이후 주둔군지위협정(SOFA) 절차에 따라 미 측에 부지를 공여하고 기지설계와 공사, 환경영향평가를 거칠 방침이다. 문 대변인은 “내년 6월 말~9월 사이에 사드를 배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차기 정부로 사드 배치 판단을 미뤄야 한다는 야권의 요구와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 등을 감안하면 배치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