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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승민 "보수신당이 새누리 흡수하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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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승민 "보수신당이 새누리 흡수하게 될 것"

입력
2016.12.2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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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핵심 행태에 절망 탈당 결심

비대위, 인적 청산 의지 의구심

집권 위한 당 대 당 통합은 없다

새누리에 등 돌린 국민 마음 잡기

김무성 전 대표와 큰 틀 합의

헌법 전반 다룰 개헌 찬성하지만

권력구조 원포인트 개헌엔 반대

최순실 사태 책임 피할 생각 없어

주위에 사람 없다는 말 동의 못해

대선출마 선언 시기 등 고심 중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새누리당 탈당파 가운데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은 26일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새누리당을 흡수하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보수신당이 보수개혁에 성공해 국민 지지를 얻으면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분들이 신당으로 계속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탈당파의 탈당계 제출 및 분당 선언을 하루 앞둔 이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보수신당으로의 흡수 과정을 통해 친박계의 인적 청산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인명진 목사가 “대선 전 결국은 하나가 될 것”이라며 제시한 보수 재결집 시나리오에 대해선 “새누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은 없다.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일축했다.

유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은 준비 중인가’라는 질문에 “언제 어떻게 할지 마지막 고민 중이다.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저성장, 저출산, 양극화, 불공평, 정치개혁에 대해, 특히 경제와 안보만큼은 고민을 거듭하며 구체적인 비전과 해법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무성 전 대표와 당 노선과 제3지대와 연대 여부를 두고 삐걱댄다는 지적이 있다.

“‘친박ㆍ친문 패권을 뺀 모든 세력은 힘을 합치자’는 김 전 대표의 생각은 ‘비박ㆍ비문이면 다 된다’는 얘기와 같은데 우리는 ‘비박 정치’를 하려고 나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 새누리당에 등 돌린 국민이 마음을 둘 수 있는 개혁보수정당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예컨대 사드에 대해서 오락가락하는 사람, 대북 입장이 애매한 사람과는 같이 못 가는 거다. (그런 점에서) 박지원 의원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크게 봐선 김 전 대표와 분당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야 할 큰 방향에 대해서는 합의했다.”

-개헌에 대한 생각도 두 사람이 다르다.

“저도 개헌론자다. 청와대의 반대에도 지난해 원내대표 취임 기자회견에서 개헌 자유토론과 국회 개헌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87년 체제’를 30년 만에 손질하는 상황에서 ‘권력구조 원포인트 개헌’은 동의할 수 없다. 헌법 전반을 다루는 진지한 개헌을 국민도 알도록 하자. 통일 전 선진국이 되는 과정에선 4년 중임 대통령제를, 통일이 되고 경제 수준이 충족되면 내각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결정적인 순간에 똘똘 뭉치는 친박계보다 응집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일부 의원들은 “다 잘난 사람들이라 뭉치지 못한다”고도 말한다.

“친박계가 공천을 주무른 탓에 총선에 참패했다. 그들이 당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일을 했나. 신당은 정당의 작동원리부터 지향점까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사회적경제기본법이나 법인세 인상 등 유승민 식 개혁노선이나 정책이 거론되자 탈당파 내부에서조차 ‘유승민 개인당’을 만든다는 불만이 들린다.

“신당의 이념 정체성은 중도개혁과 정통보수가 섞여 있다. 안보는 보수적이되, 민생ㆍ경제ㆍ복지ㆍ교육ㆍ노동 등은 중산층 서민을 향한다. 그게 우리의 스펙트럼이며 내부에서의 치열한 논쟁과 건강한 토론은 나쁜 게 아니다. 2007년부터 친이ㆍ친박, 2012년부터 친박ㆍ비박 타령하면서 이념ㆍ노선ㆍ정책ㆍ철학 경쟁이 사라졌다. 신당은 누구의 사당이 아니다. 그리고 지도부 일방 하달식의 새누리당과는 다르다.”

-인명진 목사가 유 의원도 최순실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에게 할 말 다 했다가 핍박 받은 저를 두고 그런 말씀하는 것은 이해 못 하겠다. 친박의 논리가 ‘현 사태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란 것인데 이는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란 말이다. 책임이 있다면 피할 생각이 없고, 탈당한다고 책임이 사면된다고 생각치 않는다. 인 목사는 국민이 다 아는 핵심 친박도 모른다는데 과연 인적 청산에 최소한의 의지라도 있는 건지 모르겠다.”

-유 의원은 ‘세(勢)가 없다’는 얘기도 있고, 유승민을 돕는 사람이 없다는 말도 들린다.

“저와 함께 하는 사람은 모두 20대 총선 때 ‘공천 학살’ 당하지 않았나. 그분들 외에도 20대 국회에서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생겨나고 있다.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이 된 뒤 이회창ㆍ이명박ㆍ박근혜시대를 거치며 같이 한 인맥 네트워크의 중심에 있었다. 사람이 없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새누리당 탈당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무엇인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뒤 친박 지도부와 2선에 숨은 핵심 실세들의 행태를 보며 0.1%의 개혁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하고 절망했다.”

-고인이 된 김영한 청와대 전 민정수석과는 절친이다. 얼마 전 민정수석 사임한 날 둘이 통음을 했다고 페이스북에 썼는데.

“말을 아끼고 싶다. 그의 비망록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 자체가 개인적으로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그것이 나라를 바로 잡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 부분은 평가한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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