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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황의 골 깊어만 가는데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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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황의 골 깊어만 가는데도 마땅한 대책이 없다니

입력
2016.12.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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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골이 깊다. 자영업자는 폐업과 창업을 반복하고, 기업은 줄 도산을 기다리고 있다. 가계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고, 부채만 는다. 소비심리 위축도 심각하다. 최근 한 달 사이 BC카드 사용내역에 따르면 치킨집 호프집 소주방 등 주점 업종에서 결제된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보다 8.6%, 결제건수는 10.4% 줄었다. 서민경기가 지난해의 90% 수준이고, 해당 업종의 매출이 10% 가까이 줄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술자리가 줄고, 일찍 귀가하는 연말의 새로운 풍속을 반기기에는 소비심리 위축이 너무 가파르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것은 소득 증가율 정체가 주된 요인일 것이다. 소득 양극화도 심해졌다. 지난 3분기 기준 소득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2,4% 증가한 반면, 하위 20% 가구는 오히려 5% 이상 줄었다. 또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은 6.4%로 소득 증가율의 2.7배에 달했다.

자영업의 위기도 날로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자영업 등록사업자 479만개 중 5곳 중 1곳이 월 100만원도 벌지 못했다. 연 매출이 1,200만~4,600만원인 업체도 30.6%나 됐다. 자영업자 절반이 재료 값을 포함한 비용을 빼고 나면 생활조차 어렵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신규 자영업 진출자는 늘고 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과 일찍 일터에서 쫓겨난 퇴직자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들기 때문이다. 자영업 10곳이 창업하면 4곳은 1년 이내에, 7~8곳은 5년 내에 폐업을 한다.

기업 상황도 불안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법원이 접수한 파산 또는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1,533건으로 외환위기 직후의 1,343건보다 200건 가까이 많았다. 기업의 대량 파산 조짐은 이만저만 불길한 전조가 아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현재의 상황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은 내년에 다시 순차적으로 금리를 올리겠다는 입장이고, 글로벌 보호무역 추세도 만만치 않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전망도 걱정거리다. 국내 환경도 밝지 않다. 당장 탄핵정국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알 수 없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는 추경 등 재정투입으로 난국을 헤쳐 나가겠다는 입장이지만, 재정투자의 유효수요 자극 효과는 점점 희미해지는 추세다. 달리 마땅한 정책수단도 눈에 띄지 않는다. 정부가 고도의 경각심으로 수출과 생산, 소비, 물가, 가계부채 동향을 면밀히 관찰, 이상징후에 조기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 그것뿐이니 어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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