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관료주의가 혁명 망쳐”
북한이 내년 핵탄투모형탑재 미사일 발사 등 위협적인 도발을 계속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내세워 대미관계 재조정에 나설 것으로 통일부가 전망했다. 남북관계 주도권 선점을 위해 전방위적인 통일전선 공세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통일부는 26일 ‘2016년 북한정세 평가 및 2017년 전망 보고’를 통해 “북한이 핵 병진노선에 따라 기술적 차원에서 핵 능력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거리 탄도미사일 무수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MB) 뿐만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탄두모형탑재 미사일 등 더욱 위협적인 핵 투발수단 시험 발사에 나서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면서 핵 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려 할 것이란 관측이다. 통일부는 “미국에 대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 기존의 요구를 반복하면서도 대화 가능성 시사 등 관계개선을 탐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통일부는 북한의 내년 대남정책에 대해서는 “신년사를 비롯해 연초 ‘전민족대회’ 개최를 위해 일부 단체와 선별적 접촉을 펼쳐 남한 내부의 갈등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내적으로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대대적인 우상화 작업도 예상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은은 김일성, 김정일만큼 통치 기반이나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며 “주민에게 자발적인 충성을 받기 위해 우상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내년 8월 ‘백두산 위인 칭송대회’를 예고해 이를 계기로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25일 열린 ‘제1차 전국 노동당 초급당위원장 대회’에서 ‘초급당을 강화할 데 대하여’란 제목의 폐회사를 통해 당의 관료주의를 강하게 질타했다. 26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행정관료화가 요령주의와 공명주의, 세도와 전횡, 부정부패의 근원이 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 하지 못하면 “혁명을 망쳐먹게 되고 나중에는 (당이) 자기의 존재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또 “초급당일꾼들은 패배주의와 보신주의, 수입병과 안일해이와 같은 온갖 사상적 병집들을 불태워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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