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위 의성 ‘적극 유치’, 성주 ‘글쎄요’, 고령 달성 ‘유치 반대’
군위 “대구시민의 관점에서 봐야” vs 의성 “대구에다 강원 충청권까지 아울러야”

K2ㆍ대구공항 통합공항 예비 이전후보지가 대구ㆍ경북 5개 지자체로 확정됐으나 지자체간 유치 열기가 큰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5개 지자체 중 가장 유치에 열의를 보이고 있는 곳은 경북 군위군과 의성군이고, 성주군은 주민 뜻에 따른다는 유보적 입장이며, 고령군과 대구 달성군은 반대하면서 실제 통합공항 이전 후보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군위군은 내년 6월쯤 칠곡 동명과 군위 부계를 잇는 팔공산터널과 상주∼영천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대구외곽순환도로까지 연결되면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군위가 통합공항 이전 최적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팔공산터널 개통은 군위군 우보면에 유리하지만 의성과 맞닿은 소보면도 입지로서는 손색이 없다는 입장이다.
군위군은 27일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서 이들 5개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읍면 대표와 주민 등 6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따른 주민설명회 및 유치결의대회를 연다. 군위군 관계자는 “공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큰 소비자인 대구시민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며 “대구에서 공항까지 새 도로 등 인프라가 구축되면 군위가 최적지”라고 말했다.
의성군은 비안면과 군위 소보면이 통합공항으로 공동 개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26일 개통했고, 중앙선 복선전철화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원주와 삼척 등 강원권과 보은, 단양 등 충청권 주민들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꼽고 있다.
의성군은 7조원으로 예상되는 공항 조성 사업비가 지역에 투자되고 향후 물류비용을 줄이기 위한 산업들이 지역에 유치되면 의성발전의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통합공항이 조성되는 10년 후를 내다보면 교통망과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 있을 것”이라며 “대구 만의 접근성으로 보면 우보면이 유리할 지 모르지만 대구와 강원ㆍ충청권 주민들을 모두 흡수하기 위해서는 비안ㆍ소보면 일대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성주군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여파로 통합공항 유치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군은 “주민들의 뜻에 따라 유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민들도 유치 찬반으로 갈라져 있다.
성주군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25일 가칭 ‘대구통합공항 성주유치위원회’를 결성, 26일 유치건의서를 군에 제출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21∼25일 74개 회원 사회단체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66개가 찬성, 8개가 반대했다.
군은 통합공항 유치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사드배치철회성주투쟁위와 성주군농민회 등의 성주군사기지화 반대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성주군 관계자는 “용암과 선남면에 통합공항이 이전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고령군은 통합공항 이전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이미 대구국제공항의 영향권에 있어 공항이용에 불편이 없는데다 지역내 큰 축산단지가 많아 소음피해와 개발제한에 따른 피해가 크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군 관계자는 “대구가 공항을 이전하려고 하는 것은 님비시설이기 때문”이라며 “일부러 유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달성군도 통합공항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굳이 대구 안에서 공항을 이전할 이유가 크게 없고 대구국가산업단지와 성서산업단지 등 공단지역과 도심지역인 다사읍까지 소음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달성군 관계자는 “대구 동구에서 달성군으로 통합공항을 이전하는 것은 넌센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들 5개 지자체 예비 이전후보지 모두 반경 50㎞ 이내라는 요구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이전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국방부도 26, 27일 이들 지자체를 방문해 협의에 들어가면서 통합공항 이전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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