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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 가이들의 미중러, 돌파구 찾는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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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 가이들의 미중러, 돌파구 찾는 아베

입력
2016.12.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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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AF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일본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애리조나기념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곳을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하와이 AFP=연합뉴스]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일본의 진주만 공습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애리조나기념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는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이곳을 찾아 헌화할 예정이다.

트럼프 TPP 탈퇴 선언 등에

적극외교 펼치던 아베 당혹

쿠릴섬ㆍ센카쿠열도 긴장도 여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변화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특히 도전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의 등장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미일 VS 중러’의 세계 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4년을 맞은 26일 하와이 진주만으로 출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역사적인 화해 이벤트를 벌이지만 트럼프 당선인까지 만족시킬지는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전격 회동하며 세계질서 변화에 능동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뉴욕회동 4일만에 트럼프가 아베노믹스의 디딤돌로 삼아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선언을 하면서 특유의 적극적 외교에 제동이 걸렸다. 트럼프의 주일미군 분담금 증액요구는 물론 핵무기 용인 발언까지, 전후 일본외교의 기본인 미일동맹의 구조적 변화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하는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설상가상으로 대 러시아관계에서도 뒤통수를 맞았다. 트럼프의 우호적 시선을 받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16일 정상회담에서 ‘쿠릴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언급’이란 선물을 끝내 내놓지 않은 것이다. 막대한 경제지원을 하면서도 주도권은 푸틴에게 넘어갔다. 내달 12일 괌 미군기지를 방문하는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장관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를 우려한 푸틴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지 시찰일정을 제외했음에도 러일관계의 개선은 요원해 보인다. 중국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진출도 여전히 일상적인 위협이다.

오바마와 ‘미일동맹 복원’ 이벤트

트럼프에도 메시지 갈진 불투명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아베 총리로선 진주만 방문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넘어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미일 동맹의 복원’이라는 구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할 입장이다. 때문에 아베 총리는 이번 방문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양국 정상은 27일(한국시간 28일 오전) 일본의 진주만 공습으로 침몰한 미 함선 위에 세워진 애리조나기념관에서 함께 헌화하고 추도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5월 오바마 대통령이 원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한 데 대한 답방 성격이긴 하지만 일본 현직 총리가 전몰자 추모를 위해 진주만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60여년 만에 처음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부전(不戰)의 맹세’는 하되 ‘사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이날 미국으로 떠나기 전 “두 번 다시 전쟁의 참화를 반복해선 안된다는 미래에 대한 생각, 맹세, 화해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겠다”고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에게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진주만 방문 의미에 대해 “과거 적극으로 싸웠던 양국이 전후 가치관을 공유하는 동맹국으로 변화했다”며 “화해의 가치를 재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베 총리의 역사적 행보가 미국 차기 행정부를 얼마나 감동시킬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아베 총리는 진주만 답방을 계기로 2차 대전과 관련된 논란 등에 종지부를 찍고 미래지향적인 동맹 관계를 강조할 방침”이라며 기대 섞인 관측을 제시하고 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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