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나 육아 탓에 결혼 후에도 자녀 낳기를 꺼리는 현상이 일반화하면서, 결혼 3~5년차를 맞은 부부의 20%가 자녀를 아직 출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 부부일수록, 소득이 많을수록 아이를 덜 낳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결혼기간 5년 이내인 신혼부부 117만9,000쌍 중 자녀를 출산하지 않은 부부는 41만9,000쌍으로 전체의 35.5%를 차지했다. 최근 결혼한 1ㆍ2년차를 제외하고, 3~5년차 부부 71만5,000쌍 중에서는 13만8,000쌍(19.3%)이 자녀를 아직 낳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녀 여부는 부부의 경제생활(직업 여부)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맞벌이 신혼부부 중 자녀가 있는 비율은 57.9%였지만, 외벌이 신혼부부는 70.1%가 유자녀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소유 여부와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주택 부부의 출산 비율은 68.4%로 나타난 반면 무주택 부부의 출산 비율은 61.5%에 그쳤다. 집 살 돈을 마련할 때까지 출산을 미루는 경향이 실제 통계로 확인되는 것이다.
신혼부부 소득이 많을수록 자녀 수가 줄어드는 경향도 발견됐다. 부부 합산소득이 연간 3,000만~5,000만원인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수는 0.86명이었고, 5,000만~7,000만원 구간에서는 0.78명, 7,000만~1억원 구간에서 0.71명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인 신혼부부의 평균 출생아 수는 0.66명에 머물렀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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