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닭·오리의 살처분 지연으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살처분 현장에 군부대 인력을 동원하기로 했다. 이번 AI 발생 후 거점소독시설이나 이동통제초소 등 발생농가 주변시설에는 군 인력이 배치됐지만, 살처분 현장에 동원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국방부는 군 인력 120명을 전북 김제시에 파견하고, AI 발생농가 3㎞ 내에 있는 가금류의 살처분 현장에 동원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원칙대로라면 24시간 이내에 끝나야 할 살처분 작업이 인력부족으로 길게는 일주일 가량 지연되면서 바이러스 전파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김제시에서 AI가 발생한 농장 인근 3㎞ 내에는 전체 살처분 대상인 닭·오리의 78%에 달하는 126만마리가 살처분 대기 중이다. 다만, 군 인력은 직접 살처분 작업에 투입되지는 않고, 살처분 잔존물 처리 등 사후작업에만 참여한다. 일각에선 AI 발생 초기부터 군 병력을 투입한 일본과 비교하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경남 지역에서 잇따라 AI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24일 경남 양산에 있는 산란계 농가에서 이 지역 최초 의심신고가 접수된 데 이어 25일에도 경남 고성 육용오리 농장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로 고병원성 AI 확진 건수는 100건을 돌파했고, 살처분된 가금류는 2,614만 마리에 달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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