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 정착촌에 반대하는 결의안 통과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
25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가 성탄절인 이날 밤 자신의 사무실로 이스라엘 주재 댄 샤피로 미국 대사를 소환했다고 이스라엘 총리실이 밝혔다. 이번 소환은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취한 것이지만 미국 대사를 불러들이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정착촌과 관련한 안보리 표결에서 기권해 결과적으로 결의안 채택을 도운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에 대해 “공정하지 않고 반이스라엘적인 술책을 유엔에서 저질렀다”며 “이스라엘을 향해 수치스러운 타격을 가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같은 날 에마누엘 나흐숀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도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한 14개국 대사들을 예루살렘 외무부로 불러 개별 회동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행보는 안보리가 지난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갖고,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서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이스라엘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통과시킨 후 나온 것이다. 기권은 미국이 했다.
결의안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정착촌을 건설하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를 회복하려면 모든 정착촌 건설 활동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결의안 통과 후 네타냐후 총리는 애초 다음 주 예정된 우크라이나 총리의 자국 방문 계획도 취소했으며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국가와 외교적 업무를 축소하고 유엔과의 관계 재평가를 외무부에 지시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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