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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회계기준 도입되면 부채 급증…올해 1.4조 자본확충 나선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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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회계기준 도입되면 부채 급증…올해 1.4조 자본확충 나선 보험사들

입력
2016.12.26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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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올해 유상증자와 채권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에 나선 규모가 최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 시기가 2021년으로 정해지고 미국의 금리인상 추세가 본격화하고 있는 데 따른 선제대응 차원이다.

26일 생명·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와 손보사가 올해 완료했거나 연말까지 진행할 계획인 자본확충 규모는 1조4,094억원이다. 생보업계에서는 지난 8월 처브라이프생명(옛 에이스생명)이 230억원을 유상증자했고, 알리안츠생명은 안방보험으로의 매각을 앞두고 독일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11월 5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당시 알리안츠생명 이사회가 결의한 유상증자 규모는 1,870억원으로, 향후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동양생명 역시 지난달 대주주인 중국 안방그룹으로부터 연내에 6,25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다만, 안방그룹의 유상증자는 금융위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동양생명은 설명했다.

인터넷 전업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이달 20일 대주주인 교보생명에서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KDB생명은 오는 29일 5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동양생명의 유상증자 계획분까지 포함하면 생명보험업계의 올해 자본확충 규모는 7,630억원에 달한다.

손해보험업계에서도 이에 못지 않은 규모의 자본확충이 이뤄졌다. 2월 악사손해보험이 326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5월에는 메리츠화재가 메리츠금융지주로부터 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6월에는 MG손해보험(유상증자 718억원)이, 7월에는 한화손보(후순위채 1천280억원 발행)·더케이손보(유상증자 140억원) 등이 연달아 자본확충에 나섰다. 9월에는 농협손보가 1천억원, 흥국화재가 200억원의 후순위채를 각각 발행했다.

흥국화재는 연내 9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다만 시기는 내년으로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어 11월 롯데손보가 후순위채 400억원·신종자본증권 8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손보업계에서는 1년 내내 자본확충이 이어졌다. 손보업계의 올해 자본확충 규모는 6,464억원(흥국화재 900억원 예정분 포함)이다.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의 이유로 마케팅 투자와 운영자금 등을 내걸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금리인상이 본격화되고 새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시기가 2021년으로 결정되는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과 그에 따른 새로운 지급여력비율(RBC) 제도에서는 부채도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부채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또 지난해 12월에 이어 올해 12월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향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상승 압력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내년에도 보험사들의 대규모 자본확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자산규모 2위인 한화생명은 내년 1분기 중에 5천억원에 달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흥국생명도 내년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이고, 농협생명도 내년 초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예상 규모는 약 3,000억원에 달한다. 예정돼 있는 자본확충 규모만 이미 1조원 가까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적절한 자본확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교보생명 등이 가세하면 내년 보험업계의 자본확충은 올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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