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독일군 병사들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임시로 휴전하고 축구경기를 펼쳤던 ‘크리스마스 휴전 축구’를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재현했다.
탈레반에 맞서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을 돕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주둔하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 영국군과 독일군은 크리스마스인 25일(현지시간) 카불의 부대 연병장에서 축구 경기를 벌였다. 1914년 크리스마스를 기리기 위한 이벤트였다. 지금은 같은 편이지만 영국과 독일은 한 세기 전인 1차 대전 때는 적이었다. 전쟁 중이던 1914년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 두 나라는 임시 휴전에 합의했고 양쪽 병사들은 서부전선 곳곳의 참호에서 나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축구경기에 나서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영국군과 독일군은 지난 2014년에는 ‘크리스마스 휴전축구’ 100주년을 맞아 영국 서남부 군사도시 올더숏에서 기념행사를 벌였고, 이번에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행사를 이어갔다.
전후반 20분씩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는 화물을 실은 헬리콥터가 연병장에 착륙하는 바람에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을 겪은 끝에 영국군이 1-0으로 승리했다.
영국군 소속 제이트 스탠리는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에 사람들이 모여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멋진 일이다. 모든 사람이 축구를 즐겼다”고 말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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