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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권 CEO 줄줄이 임기 만료… 왕좌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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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금융권 CEO 줄줄이 임기 만료… 왕좌의 향방은

입력
2016.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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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한동우 회장 복심 두고

조용병ㆍ위성호 후임자 2파전

민영화 우리銀 관치 끊을지 주목

수출입은행 등 낙하산 여부도 관심

관심이 집중됐던 기업은행장에 내부인사인 김도진 부행장이 내정되면서 은행권 최고경영자(CEO) 대규모 물갈이의 신호탄을 터뜨렸다. 내년에는 금융지주사 회장과 은행장 급에서만 무려 8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조기 대선 등 정치적 격변기와 맞물려 자리를 지키려는 자, 승진하려는 자, 다양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려는 자 등이 마구 뒤엉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혈투가 예상된다.

‘회장님’의 복심은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년 지배구조가 가장 크게 출렁이는 곳은 신한금융이다. 내년이면 69세가 되는 한동우 회장이 나이 제한(만 70세)에 묶여 3월 6년간 지켜온 ‘왕좌’에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 유력 후보군은 신한금융의 두 축인 은행과 카드를 책임지고 있는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다. 열쇠는 신한금융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재일교포 주주, 그리고 왕좌를 물려주게 될 한 회장이 쥐고 있다. 한 회장이 일찌감치 “내년 3월 주총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공언해 온만큼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사전 교감을 거쳐 ‘복심’은 이미 한 사람을 향하고 있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통상 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기 위한 정통 코스로 여겨지는 신한은행장 자리에 조용병 행장을 앉힌 게 한 회장이라는 점, ‘신한 사태’라는 계파 갈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 등에서 조 행장이 발탁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조금 더 우세하다. 하지만 지난 3년여 동안 신한카드를 이끌면서 업계 1위의 위상을 높이는 등 뛰어난 역량을 보여준 위 사장도 여전히 만만찮은 경쟁자다. 역대로 예상치 못했던 인사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한금융 전직 계열사 사장들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긴 하지만 현실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회장 자리에 누가 오르느냐에 따라 계열사 인사폭이 크게 넓어질 수 있다.

하나금융은 내년 3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다. 역시 김정태 회장의 ‘복심’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데,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에 나서는 터라 무난히 연임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김 회장의 임기가 2018년 3월이라는 점에서 현재 조직 안정성을 크게 흔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더해진다.

관치금융, 그리고 낙하산은

정치 격변기를 맞아 관치금융과 낙하산이 더 극성을 부릴지, 아니면 수그러들지도 관심사다. 그 첫 시험대는 3월 우리은행장 인선이 될 전망이다. 과점주주들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민영화 이후 금융당국은 “우리은행장 인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금융계 고위 인사는 “여전히 최대 지분을 보유한 정부가 과점주주들을 통해 우회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 연임을 위해 뛰고 있는 이광구 행장은 물론 우리은행 전ㆍ현 임원들과 외부 인사들까지 뛰고 있어 각축전이 예상된다.

관료나 정치권 출신이 기관장으로 오는 ‘낙하산’ 행렬이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기업은행장 은 탄핵정국의 부담감으로 관료 출신이 일찌감치 기권하면서 내부인사가 자리를 꿰찼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특히 수출입은행장(3월) 농협금융지주 회장(4월) 등 당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인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다. 만약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갈 경우 다음 정부에서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인사권을 행사한 공공기관의 경우 정권 교체 시 재신임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예상도 벌써부터 나온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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