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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장난감 도서관… 계층의 벽 허무는 온기 퍼뜨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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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장난감 도서관… 계층의 벽 허무는 온기 퍼뜨려요

입력
2016.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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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무관 모든 어린이에 개방

2021년까지 16곳으로 확대 계획

다문화가정 자녀에 장학금 지급

복지관에 연료전지 설치 지원도

대구에는 특별한 도서관이 있다. 책보다 장난감이 더 많은 ‘장난감 도서관’이다.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은 다양한 장난감을 함께 갖고 놀며 자연스럽게 서로 친구가 된다. 부모의 소득 수준에 따라 놀이 환경이 달라지는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장난감 도서관은 좋은 배움터가 된다.

대구에 장난감 도서관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한국가스공사가 이전해온 2년 전부터다.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던 가스공사는 미래 세대가 꿈을 키워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본사 이전을 2개월 앞둔 2014년 8월 대구시, 경북대병원, 사회복지협의회 등과 장난감 도서관 건립 협약을 맺었다. 같은 해 대구 동구 안심종합사회복지관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이달 12일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의 6호점까지 장난감 도서관을 매년 2곳씩 개관했다. 6호점까지 투자한 금액이 3억5,000여만원에 이른다.

지난 12일 한국가스공사의 지원으로 대구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에 문을 연 온누리 장난감 도서관 6호점을 찾은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지난 12일 한국가스공사의 지원으로 대구 달서구 학산종합사회복지관에 문을 연 온누리 장난감 도서관 6호점을 찾은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가스공사가 장난감 도서관 건립을 지역사회 공헌 사업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하나가 되는 따뜻한 세상’에 대한 바람이 깔려 있다. 장난감을 구입하기 어려운 저소득 가정뿐 아니라 일반 가정의 아이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아이를 데리고 온 어른들도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장난감 도서관이 사회 계층의 벽을 허무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장난감 도서관을 찾는 발길은 점점 늘고 있다. 장난감 도서관마다 사회복지사를 1명씩 채용하면서 계층 화합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졌다. 그래서 가스공사는 대구 장난감 도서관에 ‘온(溫)누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정기 가스공사 사회공헌팀 차장은 “2021년까지 온누리 장난감 도서관을 16개로 늘릴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오래되거나 고장 난 장난감을 새로 마련하기 위한 추가 지원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뜻한 세상을 뜻하는 온누리는 가스공사 사회공헌 사업의 핵심 가치이기도 하다. 1999년부터 이어온 장학사업에도 온누리의 이름이 붙어 있다. 지난 20일 대구 한국장학재단 사옥에서 열린 ‘온누리 장학증서 수여식’에선 학교장 추천을 받은 다문화 가정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180명에게 총 3억2,000만원의 온누리 장학금이 지급됐다. 가스공사의 온누리 장학금 혜택을 받은 학생은 지금까지 1,935명에 이른다.

온누리 사회공헌의 하나로 에너지 복지 확대를 빼놓을 수 없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대구 달구벌종합복지관과 지산종합사회복지관에 총 3억원을 지원해 5킬로와트(㎾) 규모의 연료전지를 설치했다. 달구벌종합복지관이 지출하는 월 평균 전기료는 600만원, 지산종합사회복지관은 150만원 정도다. 복지관 운영에 큰 부담이 되지만, 장애인이나 저소득층이 사시사철 이용하는 시설이라 무작정 줄이기도 어렵다. 김점수 가스공사 기획본부장은 “연료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높아 복지시설이나 저소득 가구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라며 “두 기관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 연료전지가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내년 2, 3월쯤 두 복지관의 에너지 비용 변화를 집계해 향후 연료전지 설치 확대 계획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가스공사 임직원들은 지난 2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에도 온기를 전했다. 갑작스런 화재 소식에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직접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사내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화재 현장으로 달려간 사회공헌팀은 피해 상인들뿐 아니라 복구를 돕고 있는 소방관과 경찰관, 자원봉사자들이 끼니를 해결할 식음료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긴급 지원금 1,000만원을 기탁했고, 이어 사내에서 봉사인력 20여명을 꾸려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현장의 식사를 도왔다.

김점수(가운데) 기획본부장을 비롯한 한국가스공사 임직원들이 지난 2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김점수(가운데) 기획본부장을 비롯한 한국가스공사 임직원들이 지난 2일 대구 서문시장 화재 현장을 찾아 피해 상황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임직원들이 지난 6일 경북 청도군 금천면을 찾아 주민들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한국가스공사 임직원들이 지난 6일 경북 청도군 금천면을 찾아 주민들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가스공사가 이처럼 재난 상황에서 발 빠르게 지원금과 봉사인력 등을 투입할 수 있었던 건 해마다 연탄 나눔 활동으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노사합동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는 가스공사가 운영하는 태권도단 소속의 리우올림픽 메달리스트 김소희, 이대훈 선수도 함께 참가했다. 두 메달리스트와 함께 임직원들은 대구 동구 옹기종기마을 등에 연탄 3,000장을 배달했다. 이를 포함해 대구 지역 취약계층 170여가구에 가스공사의 연탄 5만장이 차례로 전달됐다.

연탄 나눔 봉사활동에 8년째 참여하고 있는 이정기 차장은 “이웃에 대한 배려나 기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연탄 지원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기뻐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를 해본 사람만이 느끼는 희열이 있는데, 처음엔 업무로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참여했던 직원들도 그 희열을 경험하고 나면 다른 봉사활동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가스공사는 나눔의 온기를 해외에도 전하고 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어린이 2명을 지난 8일 국내로 초청해 수술을 지원했다. 이들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약 3주간 수술과 치료를 받은 뒤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인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즈베키스탄 국영 석유가스공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가스공사는 10년에 걸쳐 수르길 가스전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약 4조3,000억원이 투입된 수르길 가스전은 지난해 10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양사의 협력을 계기로 가스공사는 2012년부터 현지의 난치병 환아들이 우리나라의 앞선 의료 기술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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