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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수 만에 車관리 앱 1위 “車운영비 한푼 아쉬웠던 경험 살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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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3수 만에 車관리 앱 1위 “車운영비 한푼 아쉬웠던 경험 살렸죠”

입력
2016.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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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관리 정보ㆍ지출 경비 한눈에

마카롱, 구글플레이 올해의 앱

“소비자 평가가 방향 제시해 줘

고객 마음 이해 못하면 성공 못해”

AI서비스ㆍ세계시장 진출 등 포부

김기풍 마카롱팩토리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시 판교이노밸리의 사무실에서 차량 관리 앱인 ‘마카롱’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김기풍 마카롱팩토리 대표가 23일 경기 성남시 판교이노밸리의 사무실에서 차량 관리 앱인 ‘마카롱’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ankookilbo.com

첫 번째 인터뷰 요청은 정중하게 거절했다. 수익과 연관된 인지도 상승을 위해선 선뜻 응할 법도 한데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어수선한 시국과 맞물려 위축된 벤처기업계의 모양새도 마음에 걸리는 듯 했다. 그러나 이런 때 일수록 기존 벤처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뒤따라 올 신생 벤처들에게도 귀감이 될 것이란 거듭된 설득에 그는 마음을 움직였다. 국내 차량 관리 응용 소프트웨어(앱)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업체인 마카롱팩토리의 김기풍(34) 대표 이야기이다.

“이렇게 나설 때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23일 경기 성남시 판교이노밸리의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아직 언론에 오르내릴 만큼의 함량이 못 된다고 했다. 마카롱팩토리에서 내놓은 ‘마카롱’은 비운전자들에겐 생소하지만 차량 마니아들에겐 무료 인기 앱으로 꼽힌다. 마카롱은 효과적인 차량 관리를 도와주는 알림 비서 역할을 한다. 차종과 제조연도 등 이용자 차량의 기본 정보만 입력하면 동일 차주들의 데이터 평균값을 바탕으로 엔진오일과 에어컨 필터 교체주기 등의 기본적인 차량 관리 정보를 한 눈에 보여준다. 기름값이 저렴한 인근 주유소 안내나 차량 보험료 정보 등은 덤이다. 차량 운행에 필요한 지출 경비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창업과 함께 선보인 이 앱은 지난달 말까지 이미 50만명이 내려 받아 사용할 정도로 인기다. 덕분에 최근 구글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서 ‘올해의 앱’으로도 선정됐다.

마카롱의 성과와 소감을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원래 정했던 목표치의 50% 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는 우여곡절 끝에 올라선 정상궤도에서 또 다시 이탈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김 대표는 창업 삼수생이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7년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에서 검색 광고 기획을 맡았다. 그러나 학창시절부터 꿈꿔온 창업의 욕망을 외면하긴 어려웠다. 결국 2011년 첫 직장을 떠나 펜션 정보 검색 사이트 ‘레스티’를 개설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네티즌들이 웹서비스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패착이었다.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후 의사와 병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굿닥’ 앱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두 번째 시도도 신통치 않았다. 연이은 실패로 현실적인 어려움이 커졌지만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실패를 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도 많았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거듭된 실패는 오히려 오기를 더 부추겼다. 그는 2013년7월 카카오에 재입사하면서 또 다른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숨죽였던 그에게 세 번째 창업 아이템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떠올랐다. 그는 “계속해서 창업에 실패하면서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차량 운영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관리가 필요했다”며 “순간, 이거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마카롱 앱의 탄생 동기는 결국 김 대표의 생활 속에서 발견된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와 함께 할 검증된 인재 모집은 또 다른 숙제였다. 설익은 아이템으로 이미 다른 회사에 정착해 있는 우수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테스트 형식의 마카롱을 온라인장터(앱스토어)에 올리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토대로 인재 포섭에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네티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사업성과 우수 인재 영입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아갔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의 평가는 지금도 우리에게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점에서 가장 큰 자산”이라며 “고객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마카롱 서비스 이용 네티즌의 댓글에 대한 답변 달기를 최우선 업무로 삼고 있다.

마카롱에 대한 인기는 입소문을 타고 퍼져 나갔고 지난 9월부턴 광고를 통한 수익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창업 당시 4명에서 시작한 회사 직원들은 현재는 7명으로 늘었다. 네티즌의 요청으로 자동차에 이어 오토바이까지 서비스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최종 목표는 세계 시장 진출이다.

김 대표는 최근 정치적 상황과 얽히면서 위축된 국내 벤처업계의 고충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일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가진 전체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벤처기업들이 마음 놓고 본연의 사업을 살려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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