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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스타트업 투자 유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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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에 스타트업 투자 유치 감소

입력
2016.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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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센터 지원 중단 우려 속

네이버 등 투자펀드 조성 고무적

“민간 주도 생태계 발판” 평가도

올해 국내 신생 혁신 기업(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 금액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열풍을 일으키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정부의 ‘창조경제’ 기치가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휩쓸리며 활력을 잃은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 투자는 활기를 띠고 있어 오히려 건강한 생태계 확립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시장조사업체 더브이씨 등에 따르면 올 들어 3분기까지 전문 투자사 등에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총 251개사였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4분기까지 더하면 올해 투자 유치 스타트업은 지난해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수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3분기까지 전체 투자 금액은 8,854억원에 불과, 지난해(2조4,06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음식 배달 응용 소프트웨어(앱)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나 레진코믹스(유료 웹툰 서비스), 미미박스(화장품 온라인 판매) 등 일부 유명 스타트업들이 굵직한 투자를 독차지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두드러졌다.

분위기가 다소 침체했지만 창업자들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오픈서베이가 발표한 2016년 스타트업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분위기를 지난해와 같은 55점으로 매겼다. 지난해보다 올해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느끼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과 ‘창업 기업인 역량 강화’가 1, 2위를 차지했다.

분위기가 나빠진 이유로는 ‘정부의 인위적 정책 실패’가 첫손에 꼽혔다. 박근혜 정부가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창업을 확산시키기 위해 대기업들과 함께 전국 18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웠지만 정부가 바뀌면 지원도 중단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더구나 하반기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스타트업 육성 정책 자체에 불똥이 튀면서 최근 분위기는 더욱 무겁게 가라앉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의 자리를 대기업 등 민간이 채워주는 긍정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스타트업이 협업하고 싶어 하는 정보기술(IT) 업체 중 하나인 네이버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벤처투자업체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와 함께 스타트업 투자 펀드 500억원을 조성한 데 이어 지난 20일 미래에셋과 IT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1,000억원 규모의 펀드까지 조성했다. 네이버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통신사 등 다른 IT 기업들도 외부 투자와 펀드 조성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자생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있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는 더 건전한 생태계가 확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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