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당국이 지난해 가을 금강산관광사업 재개 직전까지 물밑 교섭했지만 미국 정보당국이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직접 확인한 뒤 한국측에 전달하면서 최종 결렬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5일 복수의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8월 하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긴장이 완화됐다”면서 상황이 진전돼 “현대아산 관계자를 올해 1월 방북시키는 안이 부상했고, 당시 김정은 제1비서가 방북을 허용하는 남북합의서에 서명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정부는 북한과 정보당국자의 직접접촉을 반복해온 미국에 ‘북의 의향확인’을 의뢰, 미국 정보당국자들이 지난해 9월 추석직전 한국에서 군용기로 평양에 들어갔다”며 북한은 미측에 병진노선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는 특히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핵실험 움직임을 포착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핵실험 징후가 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는 그다음달에 현대아산 관계자의 방북방침을 취소하고 북한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아사히는 이뿐아니라 한국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오바마 정권은 2012년 4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정보당국자를 여러번 평양에 보냈다”며 “중앙정보국(CIA)이 맡았지만, 김정은을 만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2012년 4월과 8월에는 미군기가 괌 기지와 평양을 왕복했고, 마이클 모렐 CIA 부국장 등이 탑승했다”며 “김정은을 파악해 핵미사일 개발을 단념시키려는 게 목적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013년 8월에는 에이브릴 헤인즈 부국장이 적어도 1회 평양을 방문했다”며 북한은 미국의 요구를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차관급 회담때 북측의 제기로 금강산 논의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미측의 평양방문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