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수들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조직적으로 약물의 힘에 기댄 사실이 차츰 밝혀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4일(한국시간)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28명의 러시아 선수들을 조사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이중에선 크로스컨트리 종목에 출전한 러시아 메달리스트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소치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종목에서만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IOC는 조사 결과에 따라 이들의 메달을 박탈하는 한편, 러시아 대표팀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스키연맹 회장이자 IOC 이사회 임원인 지안 프랑코 카스퍼 회장은 “러시아의 행위는 스포츠의 순수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우리는 어떤 방법을 찾아서라도 이에 합당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IOC는 최근 두 차례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의 혈액 샘플을 재조사하겠다고 나섰다. 2010년 밴쿠버 대회와 2014년 소치 대회가 대상이다.
IOC의 움직임에 따라 러시아가 획득한 다수의 메달이 차순위 선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생겼다. 한국의 경우 2014년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김연아가 러시아 소트니코바에 밀려 은메달을 획득했다.
AP통신은 “러시아 대표팀의 전방위적인 도핑 사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소치올림픽 종합 순위도 크게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는 소치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1위를 차지했지만, 11개의 노르웨이가 1위 자리를 되찾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정부 차원에서 선수들의 도핑을 묵인했다는 의혹에 관해 부정하는 한편 IOC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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