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하원의 토론을 듣다 보면 의원들이 Firstly, secondly 같은 부사를 곧잘 쓴다. 토론뿐만 아니라 TV나 일반 대화체에서도 그렇다. 반면 미국인들은 First, second를 더 많이 쓴다. 전 세계적인 사용 빈도를 보면 firstly(52%)가 first(48%)보다 약간 더 앞선다. 문법 상 둘 다 맞기 때문에 규칙보다는 취향과 문화적 선호도 문제다. 따라서 ‘~ I would like to thank you for your time’(우선 시간 내주셔서 감사 말씀부터 드립니다)라고 할 때 맨 앞에 firstly, first, first of all, first off 가운데 무엇을 쓰느냐는 개인의 선택 문제다. 몇몇 전문가들은 firstly가 공식적 상황에 더 낫다 하고, 반대로 구식 영어라서 별로라는 사람들도 있지만 일반인들은 개의치 않는다. 어느 것이든 쓰되, 다만 스타일상 First, second처럼 같은 유형을 일관되게 쓰는 것이 좋다.
해석이 엇갈리는 표현도 있다. 가령 약속시간을 바꿀 때 (1) ‘Could we move that up to Friday?’라고 말하면 날짜를 옮기되 앞당기자는 것인지, 미루자는 것인지 모호하다. 미국, 캐나다에서는 ‘앞당기자’로 뜻으로, 유럽이나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미루자’로 해석한다. Move up에서 ‘up’이 강조의미이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생긴다. (2)‘Could we move that back to Tuesday?’도 비슷한 경우다. move back이니 delay하자는 의미인데 비영어권 사람들은 헷갈려 한다. (1)의 경우 move up대신 push back을 써도 되고 (2)의 경우 push down을 쓰기도 한다.
글로벌 시대 다양한 이들이 섞여 살다 보니 더 그렇다. 국제회의 등에서 회의 시간 조정을 두고 ‘Can we move the meeting up an hour?’라고 말하면 미룬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있어 원어민들도 조심스러워 한다. 또 영국 등 유럽권에서는 ‘Can we move the meeting back an hour?’를 ‘delay’가 아니라 원래의 약정보다 뒤로 미루어 결국 앞당기는 뜻이 아니냐고 되묻는 사례도 있다.
이 모든 것은 Move up, move ahead, move forward를 공통적으로 ‘앞당기다’(advance)로 해석하면 해결된다. move back, push back은 delay, postpone의 뜻으로 기억하면 좋다. 어느 ESL교사의 제안처럼 move up을 시계의 바늘로 생각하지 말고 계획서에서 우선 순위를 move up한다는 뜻으로 이해해 먼저 실행한다는 것으로 여기면 결국 ‘앞당기다’라는 의미가 된다. 전혀 다른 표현을 대체해도 된다. (1)의 경우 move up 대신 reschedule로 하고 (2)문장도 ‘Can we switch the time to 5:30?’처럼 switch를 활용하면 된다. 둘 다 ‘재조정하다’는 뜻이고 이 어구 뒤에 구체적인 시간을 말하면 될 것이다. 사전적 의미나 규칙보다는 뜻이 잘 통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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