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지 13년이 지나 시어머니였던 여성을 살해하려 한 5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헤어진 전 남편의 어머니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송모(52)씨를 구속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는 지난 23일 오후 이혼 전 살던 광진구 집으로 찾아가 시어머니 A(75)씨에게 수면제가 든 쌍화탕을 먹인 뒤 잠이 들자 옆구리를 흉기로 두 차례 찔렀다. 통증에 잠이 깬 A씨는 즉시 화장실로 도망쳤고 마침 집에 돌아온 송씨의 아들이 119에 신고했다. 송씨는 도망가지 않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곧 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1996년 결혼하고 7년 만인 2003년 이혼한 송씨는 이후에도 가끔 시어머니 집을 찾아 안부를 물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2주 전 만난 자리에서 “경제적으로 어렵고 건강도 안 좋아 힘들다”는 송씨의 토로에 A씨가 오히려 “이혼하면 남들은 다 잘사는데 왜 못사느냐”고 타박하자 화가 나 범행을 계획했다. 그는 시어머니 살해 후 목숨을 끊겠다고 결심, 이날 수면제와 흉기를 준비해 찾아갔다.
송씨는 경찰조사에서 “전 남편이 결혼생활 당시 도박으로 가산을 탕진하고 가정폭력까지 휘둘러 힘들었는데 시어머니가 남편만 두둔해 모멸감을 참을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당초 시어머니를 살해할 결심이 확고했으나 정작 목을 찌르는 등 치명적인 상처는 입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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