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 중에는 접두사와 어근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들이 많아 접두사의 뜻만 알고 있어도 단어의 뜻을 쉽게 유추해 영어의 어휘 창고를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on-(com-)’이 강조의 뜻을 지닌 접두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 ‘conㆍcise(=cut)’가 ‘간결한’의 뜻이고 ‘comㆍpact(=fasten)’가 ‘꽉 짜인’의 뜻임을 유추할 수 있다.
우리말에도 강조의 뜻을 지닌 접두사들이 많은데, ‘강-’ ‘들-’ ‘새-’ ‘초-’ ‘한-’ 등이 그것이다. 먼저 ‘강-’은 ‘매우 센’의 뜻을 더해 ‘강타자’, ‘강추위’ 등으로 사용된다. 또한 ‘강-’은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의 뜻을 더하기도 하는데, ‘강술’이 대표적인 예이다. ‘강술’은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이라는 뜻으로, 흔히 ‘깡술’로 쓰기 쉽지만 ‘강술’이 표준어이다.
‘들-’은 ‘몹시’의 뜻을 지녀 ‘들끓다’, ‘들볶다’ 등으로 사용되고, ‘새-’는 ‘매우 짙고 선명하게’의 뜻을 더해 ‘새까맣다’, ‘새빨갛다’ 등으로 사용된다.
‘초-’는 ‘어떤 범위를 넘어선’의 뜻을 지녀 ‘초강대국’, ‘초음속’ 등으로 사용되고, ‘한-’은 ‘큰’의 뜻을 더해 ‘한길’, ‘한시름’ 등으로 쓰인다. 또한 ‘한-’은 ‘정확한’ 또는 ‘한창인’의 뜻을 지녀 ‘한가운데’, ‘한겨울’ 등으로도 사용된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이 ‘개좋아’처럼 ‘좋아’를 강조한 말로 형용사 앞에 ‘개-’를 붙여 사용하는데, ‘개-’는 접두사로서 명사 앞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개고생’은 ‘정도가 심한 고생’을 말하고, ‘개죽음’은 ‘헛된 죽음’을 말하며, ‘개살구’는 ‘야생의 살구’를 말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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