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날두(왼쪽)와 김연아/사진=호날두 트위터 및 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경제 불황 속에 움츠러든 연말연시지만 스포츠 스타들의 통 큰 기부만큼은 올해도 변함이 없다. 다양한 방식으로 좋은 일에 앞장서는 그들의 선행 뒤에는 저마다 따뜻한 사연들이 숨어있어 더욱 훈훈하다.
요즘 기부의 아이콘하면 단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ㆍ레알 마드리드)다. 그는 버는 만큼 좋은 일에도 많이 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올 한해만 8,800만 달러(약 1,060억원)를 번 호날두는 2015년 기준 총 자산이 1억9,100만 파운드(약 2,821억원)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스포츠 스타 호날두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 23일(한국시간) "절대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와 함께 내전으로 고통 받는 시리아의 아동을 돕기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정확한 액수는 즉시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동구호 비정부기구(NGO)와 세이브더칠드런은 "수백만 아이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호날두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4년에는 쓰나미 피해를 입은 한 어린이가 자신의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있는 걸 보고 인도네시아로 직접 날아가기도 했다. 전 세계 다양한 자선 단체에 전달되는 호날두의 연간 기부액은 개발도상국 중진 국가의 국민 전체 기부액보다도 많은 걸로 알려져 있다. 2012년에는 소말리아 빈곤 아동을 위해 2,600만 달러(약 313억원)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을 내놓은 일도 있다.
스타들의 베푸는 마음은 상당부분 부모님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2013년 호날두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어릴 적 아버지는 남에게 좋은 일을 하면 나중에 두 배로 돌아온다고 항상 가르치셨다"며 "남은 돕고 나면 실제로 나에게 더 좋은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골프 스타 박성현(23ㆍ넵스)은 지난 9월 초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년 연속 1억원을 쾌척하면서 "선뜻 기부를 하는 건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어려움을 딛고 정상에 선 스타들일수록 기부 문화에 앞장 서는 특징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를 대표하는 기부 천사 김연아(26ㆍ올댓스포츠)가 이 케이스다. 2007년부터 시작된 김연아의 기부는 발표된 액수만 30억원이 넘는다. 미국의 비영리기관 '두섬씽'이 지난해 8월 공개한 스포츠 선수 선행 순위에서 김연아는 호날두, 존 시나(프로레슬러), 세레나 윌리엄스(테니스 선수)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김연아는 피겨를 처음 시작했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이 후원사를 찾아 다니다 숱하게 거절당했다. 돈이 없어 홀로 경기장을 가다가 길을 잃어버리고 이코노미석을 타고 10시간 비행하면서 허리부상이 악화해 고생했던 일 등을 직접 뼈저리게 느꼈던 김연아 어머니였기에 좋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김연아는 국제연합(UN) 기고문에서 "꿈은 가장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남게 하는 용기를 주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꿈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축구계의 대표 기부 천사로 통하는 이근호(31ㆍ강원FC)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2군 시절 눈물 젖은 빵을 먹던 때를 기억하며 매년 기부에 나선다. 그는 "힘들 때일수록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후배들을 후원하게 된다"고 했다.
최경주(46ㆍSK텔레콤)는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 재단을 통해 기부를 실천하고 있다. 다만 최경주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통해 미국은 사회에 환원하는 복지가 잘 돼있다는 걸 느꼈다"면서도 "우리도 조금은 제도가 바뀌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실제 운동선수들의 기부금과 세금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이 있다. 미국의 경우 세법상으로 자기 소득의 50% 범위 내에서는 기부금 전액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다. 세금 낼 돈을 기부라는 사회봉사로 유도하는 정책이다. 고액소득자가 많은 기부를 통해 세금상의 혜택도 받고 동시에 사회 기여도 도모한다. 고액소득자에게 유리한 소득공제 방식을 채택한 미국ㆍ영국 등의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세수확보를 위해 저소득층에게 유리한 세액공제 방식을 취한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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