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기사엔 댓글이 똑같아요. 노래가 대박이 나도, ‘싸이가 ‘회오리 축구단’이라더라’는 기사가 나도 ‘이 새X 이럴 줄 알았어’라고 하더라고요.”
가수 싸이가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연 공연 ‘올나잇 스탠드 2016-싸드레날린’에서 ‘최순실 특혜 연예인’ 의혹에 휘말려 홍역을 치른 것을 자기비하적 유머로 에둘러 표현했다.
싸이는 “신곡을 발표하려다 늦췄다”는 말도 꺼냈다. 새 앨범 작업에 한창이던 싸이는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튄 지난 달,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녹화도 취소하며 컴백 일정을 미룬 바 있다. 당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최순실 특혜 연예인’ 의혹을 전면 부인한 싸이는 “가끔은 대처를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말 같지도 않아 ‘아닌 줄 아시겠지’라는 이야기도 있다”는 속내도 털어놨다. 이어 “어지러운 시절”이란 말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쑥밭이 된 시국을 빗댄 뒤 “‘송구영신’이란 말이 있다. 옛 것을 버리고 새것을 맞이하는 2017년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보탰다. 신곡 발표에 대한 운도 띄웠다. 싸이는 “내년 연초에 신나실 준비가 됐다면 신곡 바로 공개하겠다”고 해 객석에서 박수가 터졌다.
이날 싸이의 공연은 4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됐다. 연말이면 밤을 새는 특별 공연을 여는 싸이는 ‘챔피언’을 시작으로 ‘새’, ‘젠틀맨’, ‘강남스타일’, ‘낙원’, ‘예술이야’ 등 히트곡 퍼레이드로 성탄 전야를 뜨겁게 달궜다.
싸이의 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게 ‘여장 무대’다. 싸이는 박지윤의 ‘성인식’을 비롯해,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등을 메들리로 선보여 관객들의 환호를 샀다. 게스트도 화려했다. 지난 해 연말에도 싸이의 공연에 게스트로 나왔던 가수 겸 배우 비는 올해에도 무대에 올라 싸이의 공연에 힘을 보탰다. 밴드 들국화 멤버인 전인권은 싸이가 ‘걱정말아요 그대’를 부를 때 깜짝 등장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강철 싸이’에게도 ‘밤샘 콘서트’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싸이는 하루 뒤인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다들 골병 났죠?”라고 팬들에 안부를 건넨 뒤 “링거 한 방 맞고 또 고객 맞으러 고척 가는 길”이라고 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의 공연은 24일에도 이어진다. 23일에는 2만 5,000여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도 공연장을 찾아 싸이의 음악을 즐겼다.
싸이의 공연을 다녀 온 관객들은 ‘공연 내내 행복한 시간이었다’(1eeeunje****), ‘돈 값 했다’(andy****), ‘’열정’이 뭔지 알게 됨’(mwdb****)등의 반응을 보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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