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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촛불집회] 토론 열기 뜨거웠던 ‘하야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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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촛불집회] 토론 열기 뜨거웠던 ‘하야 촛불집회’

입력
2016.12.2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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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풍물인연석회의 소속 회원 5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산타로 분하고 도깨비굿을 선보이고 있다. 한 회원은 “진도 도깨비굿은 마을에 전염병이 돌 때 하는 굿”이라며 “올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전국풍물인연석회의 소속 회원 50여명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산타로 분하고 도깨비굿을 선보이고 있다. 한 회원은 “진도 도깨비굿은 마을에 전염병이 돌 때 하는 굿”이라며 “올해의 액운을 떨쳐내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대선주자들은)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이 누구인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단상에 오른 앳된 얼굴의 중학생이 똑 부러지게 의견을 말하자 시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중학생 오정태(14)군은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조류독감과 사람 독감까지 6ㆍ25 전쟁 이후 최대 위기가 박근혜정부에서 몰려왔다”며 나라를 바르게 이끌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나기를 소망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서울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호의 미래를 걱정하고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거대한 토론장이었다. 수은주가 영하 4도까지 내려간 쌀쌀한 날씨에도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시민들은 무대 앞을 가득 채우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토크콘서트 형식을 빌린 ‘만민공동회’ 행사는 방송인 김제동이 진행을 맡았다. 김씨는 오군의 발언에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중학생이 되면 교육감 투표권, 고교생이 되면 대통령 투표권 주자고 해왔는데 정말 어린 친구들에게서 많이 배운다”며 “여러분은 중학생 정치평론가가 탄생한 역사의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서 올라온 김각현씨는 아홉 차례 이어진 촛불집회를 지켜 본 소회를 시로 표현했다. “어머니는 어두운 방에서 반짇고리 옆에 두고 더듬더듬 촛불을 켜셨고/할머니는 뒤뜰 장독대에 자식들 위해 촛불 켜셨는데/불빛 찬란한 광화문광장에 아들 딸들이 종이컵에 소원 쓰고 여러 차례 촛불 밝히니(…)촛불이 횃불 되어 거리를 밝혔다”는 김씨의 낭독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박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를 넘어 국정농단에 협력하고 묵인한 정권 관계자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도 쏟아졌다. 서울 목동에서 온 60대 조성희씨는 “최순실의 재산이 10조원이라고 하는데 황당무계해서 분을 참을 수 없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앞으로도 지치지 말고 광장에 모여 이들을 끝장내자”고 외쳤다. 김씨는 “박수는 여야 대선후보가 아닌 우리가 받아야 한다. 정치인은 나와서 나를 지지해달라고 하지 말고 여러분을 지지한다고 말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참가자들은 만민공동회 행사가 끝난 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살인 특검 도입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지 ▦언론장악ㆍ방송법 개정 등 박근혜정부의 각종 정책 실패를 열거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적폐 청산! 6대 긴급 현안 해결을 위한 국민의 명령’ 행사를 진행하며 토론 열기를 이어갔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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