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2005년 3월,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20만달러 건네"
"2007년 1월에도 뉴욕 식당에서 3만달러 건네"
"2009년 박연차 수사 때 우병우 수사팀도 관련 사실 알았지만 덮었다"
반기문측 "귀국 시점에 이런 악의적 보도라니"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05년 외교부 장관 재직 당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미화 20만 달러의 불법 자금을 받았고, 유엔 사무총장 취임 초기인 2007년에도 3만 달러를 받는 등 이제까지 박 회장으로부터 총 23만달러(약2억8,000만원)를 수수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인 반 총장의 귀국 시점에 맞춰 나온 보도여서 정치권에 더욱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시사저널은 24일 반 총장이 지난 2005년 외교부 장관 시절 20만 달러,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 초기인 2007년 3만 달러를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았다는 증언을 복수의 관계자들로부터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2005년 5월3일, 응우옌 지 니엔(Nguyen Dy Nien)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과 당시 반기문 외교부 장관 주최로 한남동 공관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서,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만찬에 참석한 박연차 회장이 반 장관에게 거액을 건넸다.
박 회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박 회장이 나에게 직접 했던 말"이라며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 쯤 박 회장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 먼저 도착했다. 그리고 반 장관 사무실에서 20만 달러(약 2억,4000만원)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 반 장관에게 '거마비 등으로 잘 쓰시라' 말도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또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직후인 지난 2007년 1월에도 박 회장 돈 3만달러가 반 총장에 건너갔다고 보도했다.
박 회장측 인사는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07년 초였을 거다. 뉴욕에 박 회장이 잘 아는 식당 사장이 있다. 박 회장이 그 식당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 총장이 식사하러 오면 사무총장 취임 축하 선물로 3만 달러 정도를 주라'고 했다. 실제로 반 총장에게 돈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더 나아가 2009년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했던 대검 중수부에서도 반 총장의 금품수수 사실을 인지했지만 중수부가 이를 덮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09년 3월14일, 대검 중수부는 '박연차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이 사건은 이인규 중수부장을 비롯해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앙수사1과장 등이 맡았다. 정·관계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하고 구속시켰다"며 "그 과정에서 박 회장이 검찰에서 반 총장에게 돈 준 사실을 실토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반 총장측 핵심 인사는 이날 언론에 해명자료를 내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한 주간지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 반발했다.
반 총장측은 "2005년 5월 베트남 외교장관이 방한했을 때, 외교부 장관이던 반 총장이 한남동 공관에서 환영 만찬을 열었고, 이 자리에 박 전 회장도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초청받아 참석했다"면서도 "박 전 회장은 이날 만찬에 늦게 도착했으며, 만찬이 끝난 뒤 일행 20여명과 함께 돌아갔다. 반 총장은 이날 행사 중 박 전 회장과 따로 만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반 총장측은 "반 총장은 이날 전까지 박 전 회장과는 일면식도 없었으며 이후에도 박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며 "반 총장은 공직자 재임 중에 어떤 금품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반 총장측은 그러면서 "반 총장이 10년 동안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시점에 이같은 악의적인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러한 황당무계한 음해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시사저널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 회장측도 "돈을 건넨 적이 없다. 수많은 인원이 모이는 이런 만찬석상에 1시간 정도 일찍 갈 수도 없는 것이고 이런 자리에서 그런 현찰을 줬다는 내용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다른 장소에서도 준 적이 없다. 따라서 검찰에 이런 얘기도 한 적이 없다"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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