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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ㆍ청소년 심사평] 독창적ㆍ도전적 걸작, 고심 끝 나란히 선정

입력
2016.12.2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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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이목을 집중시키는 하나의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들이 놓인 사회적 현실을 잘 보여주는 작품은 여럿 있었다. 정치적 상상력을 담은 ‘감기 걸린 물고기’는 메르스로부터 강남역 10번 출구, 광화문 촛불의 흐름과 맞닿으면서 풍부한 해석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드림하우스’는 주거 문제와 어린이의 불안정한 삶을 연결한 동화다. ‘인물로 만나는 청소년 운동사’에서는 청소년 운동을 시작했던 세대가 어떻게 분투하면서 성장해 2016년의 광장에 서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벽’은 그림책의 물리적 성질을 통해 새로운 의미 공간을 창조한 작품이다. ‘나의 엄마’는 글과 그림이 협력한 서사가 감동을 어떻게 만드는가 보여준다. 직접 산과 강을 누비며 엮어낸 시리즈 ‘아빠하고 나하고’의 섬세한 완성도도 인상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도전적인 걸작이었다. 850쪽이 넘는 분량을 통해 3대에 걸친 악의 기원을 파헤치는 사회성 짙은 소설로 계급과 차별에 관한 고민을 깊게 다룬다. 세계에 내놓아도 무리 없는 탄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상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혼자 사는 할머니의 삶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여성, 건강한 노년의 모습으로 조명한 그림책이다. 그림의 스타일과 색감이 독창적이고 독자와 공감대도 넓다. 대상 독자가 전혀 다르며, 각각 탁월한 두 작품을 견주는 일은 어려운 일이었다. 고민 끝에 두 권을 나란히 수상작으로 정했다. 온 가족이 마음을 모았던 격변의 2016년이었다. 세대를 뛰어넘어 같이 읽고 차분한 대화를 나누기에 좋은 작품들을 선정하게 되어 기쁘다.

김지은 아동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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