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요구에 따라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을 더욱 구체화해 헌재에 제출키로 했다.
박 대통령 측은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공개한 세월호 당일 행적을 보완해 더욱 상세한 내용을 헌재에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헌재 탄핵심판 재판부는 전날 1차 준비 기일에서 "대통령이 당시 어디서, 어떤 보고를 받았는지 남김없이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법률 대리인단과 함께 세월호 참사 당일 시간대별 장소와 업무 행위 등을 세분화해 제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대리인인 이중환 변호사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을 직접 만나 물어 확인하고,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를 대통령 비서실·청와대 안보실에 부탁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지난달 '오보·괴담 바로잡기, 이것이 팩트입니다' 코너를 통해 세월호 7시간 의혹에 수차례 대응한 바 있고, 박 대통령은 기존에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시간대별 행적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헌재에 제출할 7시간 행적 자료를 통해 세월호 대응을 위한 보고·지시과정 등 공적인 업무과정뿐만 아니라 머리 손질 의혹 논란과 식사 시간 등 사적인 일상까지 상세히 공개할지 주목된다.
다만,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이 탄핵사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세월호 문제는 당시의 구조활동이 핵심이지, 대통령의 행적이 중요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도 지난 16일 헌재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세월호 사고 당시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상근무하면서 피해자 구조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지시했다"며 "대통령에게 국가의 무한 책임을 인정하려는 국민적 정서에만 기대어 헌법과 법률의 책임을 문제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박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은 특검이 제3자 뇌물죄 입증을 위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추가 의혹에 대해서도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언론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도와주라고 지시했다는 의혹과 최순실씨가 보유한 경기 하남시 미사리 부동산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서승환 전 국토부 장관에게 전화해 개발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모든 통치행위를 범죄인 것처럼 흔들고 덮어씌우는 상황"이라며 "만약 특검 측이 수사 중인 사안을 계속 언론에 노출해 몰아가기 식으로 하는 것이라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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