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수급 불안 영향…"거래처 21곳 중 9곳 폐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공급량이 대폭 줄면서 급기야 대형 제빵업체가 일부 품목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전문점 파리바게뜨는 23일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계란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AI 발생 이후 제빵업체에서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리바게뜨가 업계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20여개 유통업체로부터 달걀을 납품받는 SPC는 거래 업체 상당수가 AI 영향을 받아 계란 납품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PC 관계자는 "달걀 공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계란 수급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SPC에 따르면 현재 거래처 21곳 중 9곳이 폐쇄됐으며, 이로 인해 최근 계란 공급 물량이 약 40% 정도 부족한 상태다.
SPC는 앞서 직원들을 동원해 소매점에서 계란을 사들였다가 사재기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가격이 급등하고 대형마트들이 구입 물량을 제한하는 등 '계란 대란'이 현실화된 가운데 SPC 직원들은 마트를 돌며 계란을 사모았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회사 측은 직원들이 애사심에서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당시 SPC는 직원들이 구매한 계란은 빵을 만드는 재료로 쓰지 않고 연구 및 교육용으로 사용한다고도 설명했으나 실제로는 생산 중단에 이를 만큼 계란 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졌던 셈이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베이커리전문점 뚜레쥬르는 당장 생산 중단 계획은 없지만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계란 부족으로 결품이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한계가 올 수 있다"며 "올해까지 생산 물량은 확보된 상황이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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