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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Pre-emptive gratitude (미리 감사드린다는 인사)

입력
2016.12.2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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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이 일상이 되면서 말미에 ‘미리 감사 드립니다’(Thank you in advance) 같은 표현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분명 고맙다는 말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의견은 엇갈린다. 미리 감사를 받기 때문에 발신인의 부탁을 들어 주어야 하는 압박감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Email을 쓰기 전에도 종이 편지에서 곧잘 사용됐지만, 당시에는 진행중인 일이나 진척에 대해 감사의 표시로 하던 말이었다. 그러나 미국이나 다른 문화권에서는 이제 식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panish에서는 Thanks in advance는 매우 예절 바르고 정중한 말이다. 프랑스와 러시아에서도 비슷하게 쓰이며 다른 곳에서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SNS와 Email을 많이 쓸수록 이 말이 적절한가라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촌에서 세계인이 모두 실시간 대화를 하게 되면서 예민해진 것이다. 이제는 단순히 English가 아니라 Global English 혹은 Globish의 시대로 문화별로 다른 언어의 민감성이 대두됐다.

이 말의 적절함을 살피기 위해 일상에 적용해 보자. ‘Could you bring me some water? Thanks in advance’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거부감부터 준다. 상대가 물을 주겠다고 승낙도 하지 않았는데 미리 고맙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도 점원에게 ‘Can I please have some water?’라고 요청을 할 때 ‘Sure, I can do that’라고 상대가 기꺼이 들어줄 때 ‘Thank you’라고 말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손님이 미리 ‘Thank you in advance’라고 말하면 ‘You’re welcome in advance’라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대체 표현으로 가능한 것은 ‘I really appreciate if you can help me’, ‘I will be grateful if you can send me the document today’, ‘I hope what I have requested is possible’, ‘Many thanks for considering my request’다. 이 표현들은 예절 바른 느낌을 준다. 좀더 색다르게 ‘Thank you for reading’, ‘Thank you for trying to help if you can’, ‘I’ll be grateful if you give me an answer’, ‘Sorry for the time you spend on it’도 좋을 것이다. 편지에서도 ‘In the meantime,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attention and time’, ‘Thank you for your consideration on this matter’ 혹은 ‘Thanks for hearing me out’, ‘I appreciate any insight/help/advice you might have’ 등이 훨씬 정중하게 들린다.

‘Thank you in advance’가 흔한 말이고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관련한 논란은 ‘You’re welcome’이라는 말이 좋은 응대가 아니라는 새로운 인식의 대두와 같은 맥락이다. 일부 조사를 보면 ‘Thanks for your time’라고 말하면 ‘Thanks in advance’이상의 호감을 주고 상대방이 부탁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가장 쉽다는 인사 ‘Thank you’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어감도 다르고 효과도 달라지는 게 요즘의 Global English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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