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1ㆍ구속기소)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 도박사건과 관련, 수사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찰 수사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는 23일 전직 6급 검찰 수사관 김모(50)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벌금 1,700만원, 추징금 2,6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정 전 대표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시점은 검찰의 상습도박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무렵”이라며 “실제로 담당 수사관과 접촉해 수사편의 제공을 부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검찰 수사관 지위를 이용해 피의자 등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며 “검찰의 명예가 크게 실추됐고 검찰 업무의 공정성과 적정성,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6월 정 전 대표가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의 수사대상에 오르자 사건을 맡은 수사관에게 청탁ㆍ알선 명목으로 정 전 대표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7월 기소됐다. 김씨는 이와 함께 2011년 12월~2012년 7월 정 전 대표 측 법조 브로커 이민희(56ㆍ구속기소)씨의 지인이 사기사건에 휘말리자 수사편의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이씨로부터 500만원, 이씨 지인으로부터 2,150만원을 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2,150만원 가운데 1,000만원에 대해 증거 부족을 이유로 일부 무죄 판단했다.
법원은 최근 정 전 대표에게 사건 청탁을 대가로 2억 6,000만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또 다른 검찰 수사관에게는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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