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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푸틴 “핵능력 강화” 주장… WP “핵경쟁 망령 부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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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ㆍ푸틴 “핵능력 강화” 주장… WP “핵경쟁 망령 부활 우려”

입력
2016.12.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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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미국의 핵 능력을 대폭 강화ㆍ확장하겠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전투력 강화 방침을 밝힌 직후 나온 발언이어서 양대 핵 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경쟁 체제로 재돌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위터에서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ㆍ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핵 전력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지 수 시간 만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국방 문제에 대해 연설하며 “전략 핵무기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존하거나 앞으로 개발될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일의 성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힘의 균형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특히 러시아 국경을 따라 형성되는 정치ㆍ군사적 상황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이 동시에 핵전력 강화론을 펴면서 양국이 ‘핵 치킨 게임’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양국이 핵무기의 수와 크기를 줄기 위해 수십 년에 걸친 노력을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군비 경쟁의 망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옛 소련이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온 핵무기 감소 추세가 멈추거나, 증가세로 돌아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핵경쟁 우려로 논란이 번지자, 트럼프 측은 진화에 나섰다. 대변인 제이슨 밀러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핵확산 위협에 대한 언급으로, 핵무기가 테러리스트들과 불안정한 불량 정권들에게 퍼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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