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음악팀 클린 밴딧 ‘라커바이’
英차트 5주 1위… 내달 내한공연
“누구의 도움 없이 아이를 위해 홀로 다 해내고 있잖아.”
영국 전자 음악팀 클린 밴딧이 독신 엄마의 삶을 다룬 신곡 ‘라커바이’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여섯 살 된 아이를 홀로 키우는 싱글맘의 어려움을 현실감 있게 드러낸 가사가 가벼운 댄스리듬과 절묘하게 어울리는 이 노래는 지난 10월 공개된 뒤 현재까지 5주 연속 영국 싱글 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가사는 절절하다. 클린 밴딧은 “그녀는 밤마다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손에 물을 묻히며 일을 해”라며 “아이 아빠 없이 아이의 학비와 교통비도 다 당신이 준비했잖아”라며 싱글맘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조목조목 노래한다. 나아가 “두려움 없이 고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 당신들을 위해”라며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알아”라고 싱글맘의 고충을 보듬는다.
곡을 접한 싱글맘 뿐 아니라 육아에 지친 여성들은 국적을 뛰어넘어 “위로받는 기분”이라며 공감을 쏟아냈다. 곡 제목인 ‘라커바이’는 아이를 재울 때 흥얼거리는 말로, ‘자장자장’과 비슷한 뜻이다.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라커바이’는 한국 음악 팬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으면서 내달 8일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열기로 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하던 청년들로 구성된 클린 밴딧은 2012년 노래 ‘에이 플러스 이’로 데뷔했다. 현악 연주와 전자 음악을 버무려 몽환적이면서도 감미로운 멜로디를 만들어 내는 게 장점이다. 클린 밴딧은 2014년 낸 노래 ‘래더 비’로 제57회 그래미어워드 ‘베스트 댄스 레코딩’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흑인 음악적 특징도 더해 곡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클린 밴딧은 ‘라커바이’에서 자메이카 래퍼인 션 폴과 협업했다. ‘라커바이’에 랩 피처링을 한 션 폴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수감돼 어머니가 날 낳은 후 6년 동안 홀로 키웠다”며 “’라커바이’는 내 노래 같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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