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춤추는 어등산사업… 광주시 ‘오락가락’ 행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춤추는 어등산사업… 광주시 ‘오락가락’ 행보

입력
2016.12.22 16:28
0 0

“법원 조정안 수용” 다시 번복

시정 신뢰 잃고 혼란만 부추겨

청사진 없는 정책도 혼선 낳아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어등산 관광단지 내 어등산골프장 전경.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어등산 관광단지 내 어등산골프장 전경.

‘광주시정이 춤을 춘다.’

10년 넘게 답보상태에 빠져 있는 광주시의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존 개발업체인 ㈜어등산리조트가 제기한 투자비 반환 소송과 관련해 시가 법원의 강제조정안을 수용했다가 시민단체의 반발을 이유로 번복하더니 5개월 만에 다시 뒷걸음질을 쳤다. 시가 정책 현안 방향 설정을 놓고 혼선을 빚으면서 시정 신뢰도 추락을 자초하고 혼란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6월 말 시(도시공사)가 어등산리조트에 투자비 229억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법원의 강제조정을 수용키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이에 따라 법원 강제조정 결정에 제기했던 이의신청을 즉시 철회하기로 했다. 시는 내년 초 새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자격과 내용 등을 결정한 뒤 이르면 2월 중에 선정할 계획이다.

시가 법원의 강제 조정 직후 법원 조정안에 대한 반대의견까지 수렴해 합리적 대안을 도출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5개월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시 관계자는 “시와 민간사업자 양측의 입장을 고려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재판부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청 안팎에선 무엇보다 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없는 상태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와의 사회적 합의를 추진했다가 실패했다는 시각이 많다. 시는 지난 7월 광주경실련ㆍ참여자치21 등 시민단체 5곳과 광주시ㆍ시민ㆍ시의회 등 11명이 참여한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사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했지만 겉돌기 일쑤였다. 실제 시가 투자비 반환을 놓고 특혜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던 시민단체를 설득하기란 쉽지 않아 사회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시는 합의 도출 실패로 인해 소송을 통한 판결을 구할 경우 사실상 유원지 개발사업이 물 건너 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법원 조정안 재수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본안소송으로 갔을 경우 항소와 상고 등 소송 기간만 3~5년 소요될 가능성이 커 시의 승소와 패소 여부를 떠나 유원지 개발사업은 장기간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시가 큰 그림을 내놓고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할 핵심 현안을 놓고 시민단체의 반발을 이유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되레 정책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

이 나온다. 실제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어등산 관광단체 시민 협의체 참여를 보이콧하고 광주시의 입장과 결단을 기다렸지만, 광주시는 시장 면담 요청에 아무 답변 없이 브리핑을 강행했다”며 “시민 혈세를 지키고 잘못된 시정을 바로잡기 위해 어등산 리조트에 대한 감사 청구 등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서겠다”고 반발했다.

한편 시는 2005년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까지 군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대(273만6,000㎡)에 유원지,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만들기로 했지만, 현재 운영되고 있는 어등산골프장(27홀)을 제외한 나머지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첫 삽을 뜨지도 못하고 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