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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내년 예산 완화적이지 않다” 재정확대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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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내년 예산 완화적이지 않다” 재정확대 주문

입력
2016.12.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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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부총리와 입 모아

“내년 성장률 전망 낮아질 것”

이주열 한국은챙 총재가 21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챙 총재가 21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내년 정부 예산이 완화적이지 않다”며 적극적인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번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고 비판 받는 한은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하는 걸 검토하는 상황에서 경기부양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재정정책이 보다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지난 16일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나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정책 공조 의사를 밝힌 지 며칠 만에 이 총재가 먼저 ‘작심 공세’에 나선 것이다.

이 총재는 21일 한은 본관에서 출입기자단과 가진 송년 간담회에서 “마이너스 금리 등 요란한 통화정책의 시대가 가고 재정정책의 시대가 오고 있지만 내년 정부예산은 (경기 진작을 위해선) 완화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 근거로 “총지출 증가율(0.5%)이 명목 경제성장률(4% 안팎)이나 정부가 예상하는 총수입 증가율(3.7%)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3월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총지출액(400조5,000억원)은 사상 처음 400조원을 넘겼다. 유 부총리는 “재정건전성을 심하게 흔들지 않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확장 편성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으나, 이 총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올해 총지출(398조5,000억)에서 2조원 늘어나는데 불과한 만큼 확장 편성으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총재는 이어 “해외 신용평가사 등도 한국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재정정책의 여력을 꼽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급증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뜻을 강력히 피력한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통화정책 여력이 소진됐다고 판단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 부총리는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재정 규모는 확장적”이라며 “재정 규모 증가율이 경상성장률을 밑돌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년에 재정정책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최선의 방안을 찾아 경기 하방 위험을 막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재위에 나온 유 부총리와 이 총재 모두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을 언급해 한국 경제의 어두운 앞날을 예고했다. 유 부총리는 “내년 성장률은 기존 예상치(3.0%)보다 낮을 수 있다. 2%대 초중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면 추경 편성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미국의 빠른 금리 인상, 보호무역주의 흐름 강화 등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크다”며 “내년 성장률은 지난 10월 전망했던 2.8%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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