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 월 수출액이 1년5개월만에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바닥을 찍고 최근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벤처기업이 상승세를 이끄는 양상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국내 벤처기업 수출액은 16억9,057만달러(약 2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나 상승했다. 벤처기업 월 수출액이 전년 대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6월(10.6%) 이후 1년5개월만이다. 지난 5월(9.7%)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벤처기업은 중소기업 가운데 기술성이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부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기업을 말한다.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법 기준에 따른다.
11월까지 올해 수출액도 160억7천170만달러(약 19조1천400억원)로 전년보다 4.3%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이 전년보다 7.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성과다.
벤처기업 수출 증가율은 2011~2013년에는 전체 기업보다 뒤졌지만 2014년부터는 앞서고 있다. 2014년 전체 기업의 수출 증가율은 2.3%에 그쳤지만 벤처기업은 9.5%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8.0% 감소하는 와중에 벤처기업 수출은 2.5% 증가했다.
올해도 벤처기업이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는 것은 미국, 베트남, 일본 등 주요국 수출이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월까지 벤처기업의 대(對)미국 수출액은 21억8,549만달러로 전년보다 8.2% 늘었으며 베트남 수출은 17억5,760만달러로 18.8% 급증했다. 일본 수출도 14억1,873만달러로 16.6% 늘었다.
중국 수출에선 41억1,187만달러로 전년보다 0.2% 감소했다. 비록 수출액은 줄었지만 올해 전체 대중 수출 감소율인 -10.9%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전한 셈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플라스틱제품, 무선통신기기가 벤처기업 수출을 주도했다.
벤처기업 수출 1위 반도체 분야 수출액은 올해 11월까지 11억3,315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2위 플라스틱 제품(10억6,859만달러)과 3위 무선통신기기(10억6,105만달러)의 올해 수출 증가율은 이보다 더 큰 8.0%와 17.5%를 기록했다.
소비재인 ‘비누 치약·화장품’의 수출액은 올해 3억9,624만달러로 전년보다 49.1% 증가했다.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수출액도 3억6,891만달러로 43.1% 늘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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