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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의 3가지 선택지

입력
2016.12.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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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비박 보수신당에 합류 후

제3지대 후보들과 경선

②친박만 남은 새누리에 둥지

③독자 신당 창당 후 勢 규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기자회견 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뉴욕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앞에는 친박계만 남을 새누리당행, 중도보수를 표방할 비박계 보수신당으로의 합류, 새로운 리더십 구현을 위한 독자 신당 구축의 3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대선 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양강구도를 형성 중인 ‘블루칩’ 주자인 만큼 내년 1월 중순 귀국 후 어떤 선택지를 들지에 따라 대선 구도도 출렁일 수 있다.

일단은 반 총장이 새누리당 비박계 탈당파들과 합류하고, 이후 국민의당 등 제3지대와 합쳐 문 전 대표와의 대선 전 양자대결을 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비박계 보수신당으로서도 반 총장 영입은 경선 흥행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경선을 흥행시켜 중도층과 기존 정통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낸 뒤 국민의당과 민주당 내 반문재인 세력까지 합류시킨다면 친박과 친문을 뺀 폭넓은 중간지대를 만들 수 있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정치권 인사는 “패권주의 비판에 직면한 일부 계파를 빼고 나머지를 한 덩어리로 모아 대선에 나선다면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 측이 이미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개헌파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과 교감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 총장 사정을 잘 아는 인사는 “(소문이)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반 총장의 대선 출마 보도가 나오자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우리와 같이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안철수, 천정배, 손학규, 정운찬 이런 분들과 강한 경선을 해서 국민에게 후보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반 총장 측에) 전했고 좋은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민심이 등돌린 친박 새누리당으로 반 총장이 합류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반 총장도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뉴욕특파원 기자회견에서 “노론과 소론, 동교동과 상도동, 친박과 비박 이런 것이 무슨 소용인지 알 수 없다”며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뒀다. 하지만 정치 경험이 전무한 반 총장이 연착륙을 위해 새누리당에 둥지를 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와 손을 잡을 땐 대선 구도는 친박ㆍ비박ㆍ제3지대ㆍ민주당 다자 대결 구도로 바뀐다.

제3지대에서 비박계 보수신당과 대선 후보 조율이 쉽지 않다면 반 총장이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설 수도 있다.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등 새누리당 잔류파 중 반 총장의 거취에 따라 추가 탈당하겠다는 의원도 상당수여서 이들과 규합할 경우엔 신당 창당도 전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서상현 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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