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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교 문 닫을 위기서 구한 만학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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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고교 문 닫을 위기서 구한 만학도들

입력
2016.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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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영주고 50~60대 10명 입학 예정

특화교육 운영, 다양한 지원

전남도교육청 전경.
전남도교육청 전경.

학생 수가 줄어 존폐 위기에 놓인 시골의 한 고등학교가 고령의 만학도들이 입학하기로 하면서 폐교 위기를 넘기게 됐다. 21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고흥 영주고등학교는 만학도 10명을 포함 2017년도 신입생 16명을 유치해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영주고는 올 2학기 들어 관내 중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학 희망 인원을 파악해본 결과 8명에 불과해 최소 학급 인원 15명을 채우지 못할 형편이었다.

이에 이강선 교장 등 교직원들은 중학교 학력인정과정을 운영하는 고흥평생교육관을 찾아 내년에 졸업 예정인 50~60대 만학도들을 설득했다. 주민들은 정규 고교 과정에 입학해 매일 등교하는 것에 부담을 느꼈으나 학교의 다양한 지원 얘기를 듣고 10명이 입학을 결정했다.

영주고는 만학도들의 의견을 수렴, 특화된 교육 과정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문, 생활영어, 컴퓨터 관련 교과목을 만들어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고 굴삭기와 지게차 운전 자격증 취득 과정도 신설한다. 또 교복을 입어보고 싶은 학생을 위해 남ㆍ여 교복을 교실에 배치할 계획이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만학도들의 상황을 고려해 농번기에는 조퇴와 결석도 허용해줄 계획이다. 다만 졸업을 위해 60일 이상의 결석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세웠다.

1968년 개교한 영주고는 올해 46회 졸업생까지 총 6,524명을 배출했지만 인구 감소로 중학교 졸업생이 급감해 학년별 자동차과 1학급씩이 인가된 특성화 고교다. 2016학년도 현재 1학년과 3학년 두 개 학년에 총 32명의 재학생이 있으며, 2학년은 학생이 없어 학급이 편성되지 않았다.

이강선 교장은 “나이가 드신 분들이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사실 깜짝 놀랐다”며 “학생이 없어 자칫 문을 닫을 위기에 입학을 선뜻 해주신 만학도 여러분께 감사 드리고 불편한 점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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