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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동치는 대선 구도, 국민 여망에 부응할 리더십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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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동치는 대선 구도, 국민 여망에 부응할 리더십을 보고싶다

입력
2016.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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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새누리당 분당이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잠재적 여권 대선주자로 여겨져 온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나서면서다. 때맞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 지대 구성 움직임도 활발하다.

반 사무총장은 20일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임기 중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사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선 도전 선언이나 다름 없다.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꾸준히 20% 안팎의 선두그룹을 지켜 온 그다. 내년 1월 중순쯤 귀국해 대선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기존의 대선판도에 미칠 파장이 결코 만만할 수 없다.

국내 정치기반이 없는 그가 어떤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지만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그의 대선 도전 의지 피력이 새누리당 내 비박계 탈당 및 중도 보수신당 창당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을 끈다. 그의 귀국에 맞춰 추가 탈당도 예상되고 있어 보수세력 재편 움직임이 가속화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교관 외길을 걸어온 그가 국내 정치에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유엔사무총장을 역임했다는 명망을 넘어 지금 국민들이 목말라 하는 리더십과 비전을 보여 줄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다른 야권주자들의 움직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자신의 발언 등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운신의 폭 넓히기에 나섰다. 비록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탄핵 정국에서 정체된 자신의 지지도를 끌어올려 대세론을 확산시키겠다는 의욕이 읽힌다. 하지만 대통령 다 된 듯한 언행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다. 지지도가 크게 하락한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와 연대를 모색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예상되면서 대선구도가 일찌감치 요동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유력 대선주자들이 오로지 집권만을 위해 세를 불리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에 머문다면 실망스럽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이 내려지기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 본격적 개헌을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라지만 광장에 분출했던 촛불민심을 대선과정에서 변화의 에너지로 수렴하기 위한 고민도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실패에 실망하고 분노한 민심은 새로운 리더십을 갈망하고 있다. 차기 대선은 그런 갈망을 담아내는 리더십 창출 과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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