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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삼만리… 독감 대유행에 백신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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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삼만리… 독감 대유행에 백신대란

입력
2016.12.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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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 당국 “내년 봄까지 유행…

지금이라도 맞는 게 유리” 권고

병ㆍ의원 찾았더니 “백신 없어…

재고 위험 등으로 추가 주문도 부담”

백신. 게티이미지뱅크
백신. 게티이미지뱅크

독감 백신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가 학교를 중심으로 ‘대유행’하면서 뒤늦게 독감예방접종에 나섰지만 접종기관은 백신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등 각자도생(各自圖生)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지적이다.

서모(40ㆍ대구 수성구)씨는 최근 독감 유행 소식에 중학생 자녀와 함께 동네 병원을 3군데나 전전한 끝에 겨우 백신을 맞았다. 서씨는 “아이 친구들이 워낙 많이 독감에 걸려 집 근처 병원을 찾았는데 없다고 해 3번째 병원에서 4만원씩 주고 4가 백신을 맞았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와 병의원 등 예방접종기관에 따르면 최근 독감이 대유행하면서 백신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역 최대 독감백신 접종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엔 20일 오후 현재 3가 백신은 200개 남았고 20개 남은 4가 백신은 21일 동났다. 4가 백신을 추가 주문했지만 언제 들어올지 장담을 못하고 있다.

경북(대구북부)지부는 3가 백신은 일찌감치 소진됐고 30~40개 남은 4가도 며칠 가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3가 백신은 3가지, 4가는 4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를 예방할 수 있다. 접종기관에 따라 3가는 1만6,000~3만원, 4가는 3만5,000~4만원 가량이다.

대구 수성구 A이비인후과는 이번 겨울을 앞두고 2차례에 걸쳐 500개의 4가 백신을 들여 놓았으나 21일 오전 현재 15개만 남았다. 동구 D내과도 2회에 걸쳐 240개를 공급받았지만 21일 모두 소진됐다. 이들 병원 관계자는 “내원 환자의 4분의 1 정도가 독감의심환자이며, 검사하면 50%는 A형인플루엔자 양성반응이 나온다”며 “남은 백신도 이번 주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의료기관은 백신 추가확보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 질병관리본부는 도매상 등에 백신재고가 충분하다지만 실제 현장에선 전혀 딴판이다. 주문 후 며칠씩 걸리기 일쑤다. 달서구 D내과 관계자는 “무료접종용 3가 백신을 500개 신청했지만 100개만 받았다”며 “일반접종용 4가도 170개 중 10개만 남아 추가 주문하려니 며칠 걸린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올해부터 무료접종대상이 6~12개월 영유아로 확대되는 등 애초부터 백신수요가 많았던 데다 예년보다 한 달 가량 빠른 유행으로 뒤늦게 접종하려는 수요가 급증한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선 의료기관들은 백신 추가구매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대구에서 개업중인 한 의사는 “독감백신은 다음해에 쓸 수 없어 남게 되면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다”며 “정부가 보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통해 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지역별 수급불균형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모니터링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중 계절 인플루엔자 의사(유사)환자수는 49주(11월27일~12월 3일)차에 1,000명당 13.3명으로 유행기준(8.9명)을 넘었다. 51주(11~17일)차에는 61.4명으로 폭증했다. 질본은 지난 8일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번 독감은 예방접종을 잘 하지 않은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특히 많아 부모들이 뒤늦게 접종에 나서고 있다.

대구 달서구 D중학교의 한 반은 학생 26명과 담임교사 중 10여 명이 독감 환자다. 대구지역 독감 확진 환자는 20일 현재 5,790명으로, 이 중 70% 가량이 등교중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등교중지는 학교장 재량으로 등교를 중지시키는 것으로, 출석으로 인정된다. 시교육청은 또 21일 등교중지 학생이 많아 정상적 학사운영이 어려울 경우 학교장 재량으로 조기방학 할 수 있도록 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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