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가 2만선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기준금리 상승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거침없는 상승세다. 트럼프 당선인의 화끈한 재정정책으로 랠리를 이어갈 거란 기대감이 가득하지만, “너무 과도하게 올랐다”는 경고음도 곳곳에서 울리기 시작한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1.56포인트(0.46%) 상승한 1만9,974.62로 마감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1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만선까지 불과 25포인트를 남겨뒀다. 이날 나스닥지수(5,483.94)도 0.49% 상승하며 종전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고, S&P500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0.35% 올랐다.
지금의 미국 증시 상승은 ‘트럼프 랠리’로 평가된다. 재정 지출 확대, 감세 정책 등을 골자로 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경기를 부양할 거란 전망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의 대선 승리가 결정된 지난달 9일 이후 다우지수는 7.5%, 나스닥과 S&P500지수도 각각 4.2%, 4.7% 상승했다. 바클레이즈증권은 “기업수익 증가, 헬스케어 업종 두각 등의 영향으로 미국 증시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증시 과열 경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로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도 12%로 1990년대 후반 정보기술(IT) 버블기를 제외하고 가장 높아 랠리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클 애론 스테이트스트리트 수석투자전략가도 “내년 2월 취임 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을 보기 전까진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트럼프 정책과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긴축(추가 금리인상)에 나서면 주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최근 CNBC 방송에서 “주식이 너무 비싸졌다”며 “향후 금리가 정상화되면 큰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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