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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위에 무허가 조형물 설치한 ‘황당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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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위에 무허가 조형물 설치한 ‘황당 행정’

입력
2016.12.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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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이 인천시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청ㆍ일 조계지 경계계단에 팔미도 등대를 본떠 만든 무허가 조형물을 설치했다가 21일 피소됐다. 중구청은 이날 조형물을 한중문화관으로 옮겨 설치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이 인천시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청ㆍ일 조계지 경계계단에 팔미도 등대를 본떠 만든 무허가 조형물을 설치했다가 21일 피소됐다. 중구청은 이날 조형물을 한중문화관으로 옮겨 설치했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피소됐다.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1일 “김 중구청장은 인천시 지정 문화재로 등록된 ‘청ㆍ일 조계지 경계계단(이하 경계계단)’ 위에 무허가 조형물을 설치해 훼손했다”면서 인천지검에 고발했다.

인천경실련은 이어 “경계계단에 허가 절차를 무시하고 조형물을 설치한 행위는 문화재 보호구역 내의 건축이나 건축 현상을 시장의 허가 없이 변경한 경우에 해당한다”라며 “명백한 문화재보호법 제99조(무허가 행위 등의 죄)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인천 차이나타운에 있는 경계계단은 1883년 설정된 일본 조계(租界ㆍ외국인 집단거주지)와 그 이듬해 설정된 청나라 조계의 경계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역사성과 장소적 측면의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아 석조계단 등 900여㎡가 2002년 12월 인천시 기념물 제51호로 지정됐다.

중구는 지난달 경계계단에 인천 팔미도 등대를 본떠 만든 5m 높이의 나무 조형물을 설치했다. 조명시설을 위해 전기도 연결했다. 이 조형물은 지난 10월 보름간 열린 인천개항장 밤마실 행사 때 중구청사 앞에 설치됐던 것이다. 조형물을 만드는데 모두 1,800만원이 투입됐다. 중구는 경계계단이 시 지정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도 조형물을 설치했다가 고발장이 제출되자 이날 서둘러 조형물을 인근 한중문화관으로 다시 옮겨 설치했다.

중구 관계자는 “조형물을 내년 밤마실 행사 때 재사용하기 위해 인천개항장 일대에서 임시 전시 장소를 검토하다가 (경계계단에 설치하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문화재보호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어 조형물을 옮겼다”라고 해명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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