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도 인근의 한 야외 폭죽시장에서 20일(현지시간)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 31명이 사망하고 70명이 부상했다. 안전조치 미흡에 따른 인재(人災)로 추정되면서 당국의 허술한 관리ㆍ감독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 멕시코시티에서 약 32㎞ 북쪽에 있는 툴테펙시의 산 파블리토 폭죽 시장에서 굉음을 동반한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로 불꽃놀이용 폭죽이 빨강, 파랑, 흰색 연기를 내며 날아올랐고, 쇼핑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상황이 연출됐다. 툴테펙은 폭죽 산업이 번성한 지역으로 당시 시장에는 300톤의 폭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모든 게 불타오르고 폭발했다”며 “돌과 벽돌 등 온갖 것들이 날아다녔다”고 AP에 말했다.
당국은 지금까지 현장에서 31명의 사망자를 수습했다. 부상자 70여명은 구조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앞두고 폭죽을 사려는 쇼핑객들로 시장이 붐빈데다가, 해마다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를 보러 온 관광객들도 많아 인명피해가 컸다. 부상자 가운데 어린이 13명은 몸의 90% 이상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시드로 산체스 툴레펙 긴급구조대장은 “미흡한 안전 조치가 폭발을 초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파블리토 폭죽시장은 멕시코에서 가장 큰 폭죽시장 중 하나로 2005년과 2006년에도 대형 화재가 일어났다. 에루비엘 아빌라 주지사는 “책임자를 찾아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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