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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갈락티코?' 강원FC 광폭 행보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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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갈락티코?' 강원FC 광폭 행보의 명과 암

입력
2016.12.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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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FC가 21일 정조국(사진)의 영입을 발표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최강팀들인 FC서울과 전북 현대의 대항마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2016시즌을 통해 클래식으로 승격한 강원FC다.

이근호(31), 문창진(23)을 영입했을 때까지만 해도 강원의 움직임은 그저 놀라운 수준이었다. 그러나 구단은 21일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정조국(32)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놀라움을 넘어선 '파격'이었다. 강원은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이들 외에도 오범석(22), 김경중(25), 김승용(31), 박선주(23), 강지용(27), 이범영(27), 황진성(32)이 모두 새로운 얼굴들이다. '베스트11'을 거의 다 바꾼 셈이다.

선수 영입과 관련해 연일 광폭 행보다. 그러나 시도민구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강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성적과 관중을 잡아 도민구단의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도민구단의 경우 자생력을 갖기 위한 첫 걸음은 좋은 성적이다. 챌린지에 속해 있는 한 시민구단의 단장은 본지에 "성적이 좋으면 관중은 따라오게 마련이다. 관중이 늘어나면 구단 재정이 한층 나아질 수 있다"며 "클래식으로 승격해 FC서울 등 명문 팀들과 겨루게 되면 홈 관중이 얼마나 늘어날지 상상이 안 간다"고 말했다.

강원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과거엔 '돈이 있어야 선수를 영입한다'는 생각이었다. 이젠 선수들로 성적과 관중 효과를 내고 그것을 통해 구단 상황도 좋아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구단도 자생력을 키우는 데 성적만한 게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물론 기업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도민구단이 무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투자한 만큼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 구단이 재정적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자칫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조태룡(52) 강원 대표이사는 "나는 경영 전문가다. 살면서 지금까지 어떠한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은 적은 없다. 구단 경영과 관련해선 충분히 자신이 있다. 재정적으로도 걱정은 없다. 복안이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액수나 방안에 대해 묻자 그는 "내 몸값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고 웃었다.

구단 관계자의 설명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관계자는 "공격적인 영입 또는 마케팅이라고들 하는 데 사실 축구단은 팬들을 위해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과감히 도전하는 게 옳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구단은 강원도로부터 40억 원을 지원 받았다. 내년에는 (도 지원을 합쳐) 총 예산 200억 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며 "재정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메인 스폰서 강원랜드와도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경기력이 내년 강원의 운명을 좌우할 변수다. 스쿼드상 우승팀의 구색은 갖춘 상황이다. 조직력이 관건이다. 한준희(46) KBS 축구해설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조직력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느냐가 문제다. 시즌 초인 3~4월 성적이 중요하다"며 "영입 선수 상당수가 노장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후반부에 체력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준희 위원은 "(아무리 영입 성과가 좋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없이 지금 멤버만으론 상위 스플릿도 어려워 보인다"며 "외국인 선수 구성이 어쩌면 지금까지의 영입보다 중요할 수 있다. 일단 상위 스플릿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과거 최고의 축구 스타들을 영입하는 '갈락티코(은하수)' 정책을 펼친 레알 마드리드는 호나우두(40)와 지네딘 지단(44), 데이비드 베컴(41), 라울 곤잘레스(39) 등 역사상 최강의 스쿼드를 보유하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서지 못했다. 당시 영입됐던 선수들 중에는 전성기에서 내려오던 선수들이 많았다.

강원이 내년 K리그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도민구단 강원의 성공은 K리그로서도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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