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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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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

입력
2016.12.2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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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반기문(왼쪽)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한국 특파원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면서 대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퇴임 기자회견에서 “미력한 힘이지만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 복리ㆍ민생 증진을 위해 제 경험이 필요하면 몸 사리지 않고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이 선정(善政)의 결핍에 분노와 좌절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방법으로, 무엇에 기여할지에 대해 깊이 고뇌하면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치라는 것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내년 대선에서 기존 정치세력과 연대할 뜻도 내비쳤다. 반 총장의 이날 발언은 지금까지 나온 대선관련 언급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이어서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해석된다.

대권 도전에서 약점으로 지적되는 고령에 따른 건강문제와 노무현 전 대통령 진영과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내년에 73세가 되지만 건강이 받쳐주는 한 국가를 위해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 측근들도 “잦은 해외출장에도 전혀 지치는 기색이 없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평생 배신이라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노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건 인격을 모독하는 것이며, 정치적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31일로 임기가 끝나는 반 총장은 퇴임 직후 모처에서 열흘 가량의 휴식을 취한 뒤 1월 중순께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상황을 언급하면서 “우선 황교안 권한대행을 예방해 귀국신고를 하겠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교민간담회에서 귀국 후 포부를 설명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교민간담회에서 귀국 후 포부를 설명하고 있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 후 뉴욕 총영사관에서 열린 교민 간담회에서도 “귀국한 뒤 어떤 일을 하는 게 국가에 가장 도움이 되는지를 고뇌하겠으며,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 관련, “북한의 핵ㆍ미사일 기술이 축적되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 단계 이후에는 안보문제에서 한국이 북한을 상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안보ㆍ대북 관계에서 보수적 성향을 유지할 뜻임을 시사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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