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컴컴… 장애인 배려 외면
툭 하면 설계변경 사업비 14억 늘어
경북 영주시가 최근 준공한 장애인종합복지관이 천장이 낮은 반지하식인데다 잦은 설계변경으로 사업비가 14억 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영주시의회 이재형 의원은 “21일 현재 공정율 98%인 장애인복지관은 사무실이 반 지하여서 햇빛이 잘 들지 않고 천장높이도 일반 사무실보다 30㎝나 낮은 2m20㎝에 불과해 마치 동굴 속에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사람이라도 두 팔을 뻗으면 천장에 손이 닿을 정도다.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3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총 공사비는 56억 원에서 70억으로 14억 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5월 기초 시트파일 설치 등을 명분으로 한 설계변경으로 8억6,000만 원, 제연설비 설치 및 재경비 정리 등을 이유로 또다시 설계를 변경했다.
이 의원은 “기초공사 도중 지하수 유입을 발견하고 이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기초 전체에 시트파일 등을 설치한 것은 과다설계”라고 지적했다. 당시 감리를 맡은 설계업체는 검토의견 보고서에서 “공사장 전체를 일률적으로 시트파일과 어스앵커로 시공하는 것은 막대한 공사비 증액이 소요되므로 물 새는 부분 등에만 설치해야 한다”며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소방법 개정에 따라 의무화한 실내 제연설비를 뒤늦게 시공하는 바람에 낮은 천장의 동굴사무실을 초래했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건립 장소가 공원지역이어서 자연녹지 면적 확보를 위해 반 지하 형태가 불가피했다”며 “시트파일은 전문가 자문을 받아 시공했다”고 해명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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