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스타 리처드 막스(53)가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을 부린 한국인 A(34)씨 제압을 도왔다. 히트곡 '나우 앤 포에버'(Now and Forever)’로 유명한 리처드 막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한항공 승무원들의 미숙한 대응과 교육 부족을 질타했다.
21일 대한항공과 인천국제공항경찰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2시 20분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이륙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KE408편에서 4시 20분쯤 A씨가 술에 취해 옆자리 승객(56)의 얼굴을 때리는 등 2시간 가량 난동을 부렸다.
A씨는 제지하던 객실 사무장(36ㆍ여) 등 여승무원 2명의 얼굴과 배를 때리고 정비사에게 도 욕설을 했다. 승무원들은 리처드 막스 등 다른 승객들의 도움을 받아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포승줄로 묶은 뒤 인천국제공항에 착륙해 경찰에 인계했다.
이런 사실은 부인과 KE408편에 탑승한 리처드 막스가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리며 전 세계로 전파됐다. 리처드 막스가 게시한 사진에는 여승무원이 테이저(TASER)건을 난동 승객에게 겨냥하는 모습 등 긴박한 당시 상황이 담겨 있다.
경찰에서 A씨는 이륙 뒤 1시간 40분쯤 지나 기내식과 함께 위스키 2잔 반 정도를 마시고 취해서 소란을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를 불구속 입건한 뒤 귀가 조치했고, 조만간 다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리처드 막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승객이 다른 승객을 공격했다. 나와 아내는 괜찮지만 승무원 1명과 승객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난동 승객 대처에 미숙함을 보였다며 승무원들을 향해 쓴소리도 쏟아냈다. 그는 “모든 여성 승무원들이 이 사이코를 어떻게 제지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교육도 받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대한항공 측은 “기장에게 난동 상황을 보고한 뒤 테이저건을 준비했지만 주변에 승객들이 가까이 있어 사용하지 못하고 포승줄로 결박했다”고 해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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