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도입된 증권형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이 참여기업과 발행금액이 감소하며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앙관리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률은 33.3%를 기록했다. 성공률은 4월(62.9%) 이후 줄곧 내림세를 타 9월에는 33.3%까지 떨어졌다.
10월 64.2%로 반짝 상승했다가 11월에 다시 30%대로 주저앉은 뒤 12월 들어 50%대로 다소 회복된 모습이다.
월간 기준으로 24개까지 몰렸던 참여기업 수도 10월(9개)과 11월(8개)에는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4월에 33억원대이던 월간 발행금액은 11월 들어 4억8,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시행 1년도 안 돼 위축 양상을 보이는 것은 비슷한 자금조달 수단이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개인 간(P2P) 대출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크라우드펀딩의 경우 일반 개인은 투자액이 기업당 최대 200만원, 연간 500만원으로 제한된다. 광고나 중개업자 자문도 금지되고 발행 이후에는 공시 의무가 부과된다.
반면에 P2P 대출은 현재 직접 규율하는 법제가 없다. 금융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으나 법적 구속력은 약하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P2P 대출은 '대출형 크라우드펀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한 형태인데 규제는 약하기 때문에 P2P 대출로 자금이 쏠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라우드펀딩 업계에서도 투자자 중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개인투자자의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투자 한도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등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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