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양국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따른 한반도 방어와 관련해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 배치 공약을 재확인했다. 한·미는 이날 워싱턴DC 미 국무부 청사에서 외교·국방(2+2)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첫 회의를 한 후 공동보도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도문에 따르면 양국은 전략자산 정례 배치와 관련한 조치를 강화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적인 방안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또 올 한 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역량 강화 조치, B-52 전략폭격기의 수차례 한반도 비행, 한국 당국자들의 '미니트맨3'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참관, 탄도미사일탑재 핵추진잠수함(SSBN) 승선 방문 등 3축 체계의 시현을 통해 확장을 억제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확장억제는 동맹국이 적대국의 핵 공격 위협을 받을 경우 미국이 핵우산, 미사일방어체계, 재래식 무기를 동원해 미 본토와 같은 수준의 억제력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이 자리에서 핵우산, 재래식 타격,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흔들림 없는 공약을 재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행정부 교체 등 상황적 요인과 무관하게 변함없이 유지돼야 함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지속적' 공약이 변함없이 유지됨을 강조했다"면서 "또한 북한이 미 행정부 교체기 전략적 도발을 해온 경향을 감안해 유사시 미국의 '즉각적' 지원 의지를 명시적으로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고위급 EDSCG 회의는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10월 미국에서 열린 제4차 양국 외교·국방장관회의(2+2)에서 신설하기로 합의한 회의체다. 이번 첫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임성남 외교부 1차관,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미국 측에서는 토머스 컨트리맨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 대행, 데이비드 시어 국방부 정책수석부차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임 차관은 특파원들과 만나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번 회의를 토대로 확장억제 협의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늘 협의가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를 잇는 한미 안보의 교량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최고조에 달한 북핵 위협에 따른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 배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으나, 미국 측과 합의에 이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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