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간단한 질문에 엉뚱한 답변… 아직은 어수룩한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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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봇, 간단한 질문에 엉뚱한 답변… 아직은 어수룩한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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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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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ㆍ라이나ㆍ동부ㆍ8퍼센트 운영

세제혜택 등 상품 설명은 합격점

구체적 질문엔 “해당정보 없음”

“더 발전시킬 과제 많아” 평가

“암보험 가입하고 싶어요.”(소비자) “일반적인 보험가입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챗봇)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얼마인가요.”(소비자) “다자녀 우대금리는 이렇게 받을 수 있습니다.”(챗봇)

금융권에도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지면서 요즘 금융사들이 일명 ‘챗봇’ 서비스를 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챗봇은 쉽게 말해 ‘고객과 채팅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로봇’의 줄임말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고객이 질문을 던지면 직원 대신 금융사가 만든 AI가 응답을 해주는 서비스 방식이다.

저마다 “혁명적인 신 기술”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20일 직접 체험해 본 챗봇들은 신기하고 기발하단 인상보단 아직은 어딘가 어수룩하다는 느낌이 강했다. 금융권에서도 “더 발전시킬 과제가 많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현재 서비스 중인 금융권 챗봇은 NH농협은행의 ‘금융봇’, 라이나생명의 ‘챗봇’, 동부화재 ‘프로미 챗봇’, P2P업체 8퍼센트의 ‘에이다’ 등이다. 먼저 간단한 상품설명을 듣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카카오톡 기반의 농협은행 금융봇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입력하자 ‘문의하신 질문에 가장 적합한 답변들’이라며 관련 질문 5개가 채팅창에 떴다. 그 중 ‘세금우대(비과세 포함) 또는 세제지원 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있나요’를 고르자 ▦세금우대종합저축 ▦생계형비과세저축 ▦비과세종합저축 ▦세금우대예탁금 등 관련 상품의 가입대상, 저축한도, 세율 등이 자세히 설명됐다. 다만 즉석 상품 가입은 불가능했다.

8퍼센트의 에이다(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묻자 P2P업체의 투자 절차를 상세히 설명해 줬다. ‘돈을 빌려주세요’란 다소 막무가내식 질문에도 에이다는 ‘대출은 홈페이지에서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직장인도, 프리랜서도 KCB(코리아크레딧뷰로) 7등급까지 대출이 가능하며, 개인별 한도, 금리 등은 심사 전 말씀 드리기 어렵다’는 교과서적 답변으로 응수했다. 투자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 묻자 ‘8퍼센트의 전체 수익률은 9.71%’라는 답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간단한 질문에도 챗봇들은 동문서답이 적지 않았다. 차라리 인터넷 검색이 빠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라이나생명 챗봇에 ‘암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묻자 암보험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적인 보험가입 절차들이 제시됐다. 농협은행 금융봇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알고 싶다’고 묻자 엉뚱하게도 국민주택기금대출의 다자녀가정 우대 금리를 받는 방법 등이 소개됐다. 금융사의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지급여력(RBC) 비율이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챗봇들은 ‘해당 정보가 없다’거나 관계없는 질문으로 연결시키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나마 좋은 답변을 들으려면 아직은 소비자가 질문을 잘 해야 한다. 가령 에이다에 ‘원금손실 가능성’이라고만 입력하니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나요’라고 문장형으로 묻자 ‘P2P채권은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정확한 답변을 했다.

현재까진 챗봇 서비스 별로 답변 능력의 차이도 큰 편이다. 각사에 확인한 결과, 사용자의 질문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은 에이다가 유일했고 나머지는 아직 채팅창으로 ‘자주하는 질문(FAQ)’을 검색하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간단한 상품 소개나 가입ㆍ해지 방법을 알고 싶은데, 느려터진 전화 자동응답시스템(ARS)은 피하고 싶다면 한번쯤 활용해 볼만한 단계”라고 촌평했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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