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명이나 여당 떠날까]
수도권·3선 이상 중진이 앞장
초·재선 뒤따라 순차 탈당 전망
유승민 합류 합의로 30명 넘을 듯
중도파 동참 여부도 폭발력 변수
새누리당 비주류 비박계가 20일 집단 탈당을 예고하면서 오는 주말로 예상되는 ‘크리스마스 분당 열차’에 과연 몇 명이나 탑승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비주류 측은 최소 20명(원내교섭단체 기준)의 현역 의원 합류를 자신하고 있다. 원내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사실상의 분당 효과를 낼 수 있다. 30명 안팎의 중도 성향 의원의 동참 여부도 탈당파의 세 규합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비주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명단을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몇 명이라고 할 수 없지만 (탈당 규모가) 20명 이상은 될 것”이라며 “(탈당이 이뤄지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서 이후 일정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 측인 유의동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0명 이하는 상상을 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주류가 확보한 20명의 의원들은 대부분 수도권과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로 알려졌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ㆍ경북(TK)이나 지역구가 비교적 덜 탄탄한 초ㆍ재선에 비해 수도권 지역구 의원과 3선 이상 중진들은 탈당 결정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례대표 의원들은 정당의 합당과 해산,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ㆍ변경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운신의 폭이 좁은 편이다.
비주류 내에서는 원내교섭단체 규모인 20명이 선도 탈당하고 이후 지역구 사정에 따라 추가 탈당해 세를 규합하는 순차적 탈당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유의동 의원은 “지역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먼저 되는 의원들은 1차에 나갈 것이고 나머지는 2차에 묶여서 가는 그런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주류의 두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동반 탈당 여부도 관건이다. 두 의원이 동반 탈당할 경우 동참 의원들이 3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탈당의 시너지가 커진다. 반면 각자 다른 길을 갈 경우, 탈당의 폭발력이 예상에 못 미쳐 원내교섭단체 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 두 의원은 이날 만나 동반탈당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계만 탈당하면 10석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나경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이 아닌 분당 수준이 되려면) 원내교섭단체 정도는 반드시 이룰 수 있어야 하고, 유승민 의원이 함께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5선의 이주영 의원, 정진석 전 원내대표, 김광림 전 정책위의장 등이 몸 담고 있는 30명 안팎의 중도 성향 의원들의 동참 여부도 변수다. 이들 상당수가 분당 열차에 합류할 경우, 국민의당(38석)을 뛰어 넘는 원내 3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황 의원은 “그 동안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중도 지대에 있는 분들께도 우리의 뜻을 전달하고 더 함께 할 분들이 있다면 세 규합에 나서야 된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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